시리즈 | Paleontology - 3. 생물분류

시리즈 | Paleontology - 3. 생물분류

쉬운 고생물학 - 3. 생물분류

생물 분류의 의미와 구분

지난 이야기

반갑습니다, 여러분! 다들 타임머신 구경은 잘 하셨나요? 생각보다 넓고 쾌적해서 놀라셨다고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희 여행사 측에서도 가끔 씩 만 진행하는 초대형, 장기간 여행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아주 심혈을 들여서 준비했거든요. 그러면 점심에 진행한 특별 프로그램의 내용을 잠깐 복습하고 다시 시작해 볼까요? 네? 거기 뒤쪽, 뭐라고 하셨죠? 왜 식당에서 모이자고 했냐고요? 아, 그건 조금 이따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빨리 복습부터 해보겠습니다. 저희는 저번 시간에 지질시대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네, 맞습니다. 지질시대의 의미와 사용 목적, 그리고 어떻게 정의 하는지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그 다음에 간단히 지질시대의 종류에 대해 소개해 드렸었죠. 모두들 정말 잘 기억해 주신 것 같군요! 그럼 빨리 다음 수업을 시작해 몰까요? 출~발! ~ 🚀

시작하며

그러면 이번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아까 질문하셨던 질문에 대해 답부터 해드리도록 하죠. 오늘 제가 식당으로 모여 달라고 한 이유는 오늘은 저희 투어에서의 첫 저녁 식사인 만큼 고급진 코스 요리로 준비했기 때문이랍니다. 하하하, 다들 반응이 아주 좋네요. 저는 벌써 여러분들이 오기 전에 다 먹었으니 이번 강의는 맛있는 요리를 드시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래서 지금 소개해 드릴 내용이 뭔가 하면... 바로 생물분류입니다. 생물분류가 뭔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말 그대로 생물을 분류하는 겁니다. 그 기준은 사람의 필요에 따른 걸 수도 있고, 생물학적인 유연관계나 진화에 따라서 분류할 수도 있답니다. 하지만 저희는 고생물학 투어인 만큼 생물학적인 분류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생물분류

생물 분류 (生物分類, Biological classification) 란 말 그대로 발견된 생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그와 가까운 생물들을 묶어 가면서 계통화 하는 것을 말합니다. 연구를 하면서 대상 생물에 관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 지면서 생물 분류가 달라지거나 원래 있던 분류군으로 통합되기도 한답니다. 생물분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번째는 인위적 분류고, 두번째는 생물학적 분류 입니다. 인위적인 분류의 예에는 바다생물과 육상생물, 나무와 풀, 약용 식물과 식용식물 과 같이 인간의 목적에 따라 분류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그렇게 자주 사용하지도 않고, 깊은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지요. 생물학적 분류는 생물학적 형태와 진화에 따라 유기체들을 계통화하는 방법이다. 생물 분류와 관련된 학문은 여럿이 있지만, 주로 분류학 (分類學, Taxonomy)이나 계통분류학 (系統分類學, Phylogenetics) 에서 다룹니다. 여기서 질문, 여러분 '생물 분류' 하면 떠오르는게 하나 있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바로 린네의 분류법 (Linnaean taxonomy) 이 떠오르지요?

아주 간단하게 표현한 생물 분류 단계. 아래로 갈수록 더욱 세부적이고, 위로 올라갈 수록 더욱 큰 분류 단계 이다. 각 분류 단계의 이름 밑에 있는 명칭들은 붉은 여우의 분류의 예시이다.

린네와 분류법과 같이 생물분류에서는 생물 끼리의 공통점을 찾아 알아보기 쉽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 단계로 나누어 분류하고, 각 단계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군대에서 계급에 따라 일등병, 이등병, 병장 등 다른 명칭을 주는 것과 같죠.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 1707 ~ 1778)가 만든 린네의 분류법의 경우, 더 세부적이고 작은 단위부터 차례로 종(種, Species) - 속(屬, Genus) - 과(科, Family) - 목(目, Order) - 강(綱, Class) - 문(門, Phylum / Division) - 계(界, Kingdom) - 역(域, Domain) 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아, 하, 상' 등의 접두사를 붙여 '아문, 하강, 상목' 등의 더 세부적인 분류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학자에 따라 중간에 '족' 등의 새로운 분류 단계를 추가하기도 하죠. 그럼 현생 인류의 분류로 린네의 분류법에 대한 간단한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현생 인류는 간단히는 '진핵생물역(Eukaryota) - 동물계(Animalia) - 척삭동물문(Chordata) - 척추동물아문(vertebrata) - 포유강(Mammalia) - 영장목(Primates) - 사람과(Hominidae) - 사람속(Homo) - 사람(sapiense)' 으로 분류됩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이니까 여기까지는 아주 익숙한 내용이지요? 하지만 린네의 분류법에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린네가 분류법을 만들 때는 아직 진화론이 정립되기 전이었고, 유전자도 발견되지 않았던 때라서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형질들을 통해 생물을 분류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생물들이 묶이는 것과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죠. 또한 공통조상(이런 용어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진화론에 대해서 설명할 때 자세히 살펴 볼 테니깐 모르셔도 걱정할 수를 없답니다)과 진화론에 근거해 생물들을 묶다 보니 수많은 분류군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아문, 하문, 상문', '아목, 상목, 하목' 등, 분류군의 이름이 너무 복잡해지고 난해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뒤에 '-목, -과' 처럼 분류군의 이름을 붙이는 대신 모두 '-류' 로 통일해서 부르는 추세입니다.

생물에게 이름을 붙이는 방법 중 하나인 이명법과 삼명법. 둘 중에 이명법만 기억해 두면 된다. 또한 이명법 뒤의 명명자와 연혁은 자주 생략되는 꼭 쓸 필요는 없다.

어찌 됐든 이렇게 생물을 분류를 한 뒤에 속명과 종명을 합쳐서 생물의 이름을 부르고, 이를 학명(學名, Scientific Name) 이라 부릅니다. 예를 들어 아까 인간의 학명은 Homo sapiens 라고 불리게 됩니다. 물론 위에 그림을 보면 명명자와 연혁도 쓰는게 원칙이긴 하지만, 사전이나 처음 언급 할 땐 빼고는 보통 뒤에 부분은 생략하고 부르는 편이죠. 아, 그리고 속명의 시작은 대문자, 종(소)명의 시작은 소문자로 하는거 잊지 마세요. 네, 거기 질문? 아, 종과 생물 분류군이 어떻게 구분되는 건지, 어떤 이유에 근거해 나뉘어 지는지 궁금하시다고요? 이에 관해서는 진화론에 관련된 지식이 있어야 이해 할 수 있는 내용이 있어서 그건 내일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궁금하세겠지만, 딱 내일 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그럼 지금은 몇 가지 커다란 생물분류군, 맞습니다, '역' 에 대해서만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3역 분류 체계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정규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행하셨다면 아마 '5계' 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있으실 겁니다.한 번 같이 말해 볼까요? 당연히 동물, 식물이 있고요, 또 균류도 있었죠. 더 기억나는 거 없나요? 네? 잘 안 들리는데요? 좀 더 자신감 있게, 아주 좋습니다. 용케 기억해 내셨네요. 맞습니다, 원생생물계와 원핵생물계가 있었지요. 아마 열정적인 선생님 밑에서 배우셨거나 어디서 주워 들은게 좀 있으신 분들은 이외에 고균계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실 것 같습니다. 처음에 린네의 분류법을 만들 때는 가장 큰 단위가 '계' 였답니다. 이에 따라 생물들을 분류하고 나눈게 우리가 잘 아는 5계, 그리고 후속 연구를 통해 원핵생물계에서 고균계를 분리해 내며 생긴 것이 6계 체계이지요(물론 린네가 처음 만들때는 계의 수도 5계가 아니였긴 하지만 생물분류의 변천사는 나중에 알아보자고요). 그러나 계속된 연구로 단순히 5계 혹은 6계로 나누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어떤 '계' 들은 다른 '계' 들에 비해 훨씬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거든요. 이를 표현하기 위해 1990년 칼 리처드 워즈(Carl Richard Woese, 1928 ~ 2012)처음 제안한 분류군이 바로 '역(域, Domain)' 이랍니다. 칼 워즈는 생물이 DNA 및 RNA 연구를 통해 3개의 역으로 나뉜다고 보고, 각각을 원핵생물역, 진핵생물역, 고균역이라 명명했습니다. 그럼 하나 씩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진핵생물역 (眞核生物, eukaryote)

처음으로 살펴 볼 '역' 은 바로 진핵생물역입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명칭을 보고 어떤 공통점을 가진 생물 무리인지 짐작 가시는 분 계실까요? 그렇죠, 그렇죠 용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진핵생물은 '진짜' 핵을 가진 생물이란 뜻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드리자면, 모두들 모든 생물이 '세포' 로 이루어져 있다는 건 다들 아시죠? 이 '세포' 안에는 세포가 어떤 형태일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등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는 '유전 물질' 이란 것이 들어있습니다. 진핵생물의 경우 이 '유전 물질' 이 특별한 막에 싸여서 정해진 공간에 존재하는데, 이를 '핵' 이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진핵생물은 이 '핵' 을 가지고 있는 생물들을 모두 포함하는 분류군 이죠.

진핵세포의 간략한 세포 구조. 위 그림에서 Nucleus 가 '핵' 이라는 뜻이다.

진핵생물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대부분의 생물이 속해했습니다. 동물, 식물, 균류(곰팡이와 버섯 등), 그리고 우리가 흔히 '원생생물(아메바, 미역, 짚신벌레 등)' 라고 부르는생물들이 포함됩니다. 앞으로 보게 될 수많은 생물들 중 대부분이 바로 이 '진핵생물' 에 속하니까, 이 분류군은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핵생물역 (原核生物, Prokaryotes)

그럼 원핵생물역은 어떤 생물들을 칭하는 말일까요? 이미 대부분 눈치 채셨을 것 같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핵생물이란 유전물질을 감싸고 있는 핵막이 없어서 핵과 나머지 세포 부분의 구분이 없는 생물들을 말합니다. 하지만 핵막이 없다고 해서 유전 물질이 없는 것은 아니랍니다. 물론 진핵생물과의 차이점은 더 많지만, 여기서는 이쯤 해두고 넘어가겠습니다. 원핵생물에는 우리가 흔히 '세균' 이라 부르는 대부분의 생물들이 포합됩니다. 대장균, 헬리코박터, 뮤탄스(충치균) 등의 세균들 그리고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 이라 통칭하는 광합성 세균들도 원핵생물에 속한답니다. 그리고 이 시아노박테리아는 우리가 가장 처음에 만날 생물 중 하나이니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원핵세포의 간단한 세포 구조. 이 그림에서 Nucleoid 라 적힌 부분의 진핵생물의 핵과 같이 주요 유전 정보가 모여있는 부분인데, 보다시피 막 같은 것으로 싸여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고균역 (古菌, Archaea)

자, 이제 마지막 순서입니다. 고균역이라... 아마 이 이름이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고균역 (Archaea) 또는 고세균역 (Archaeabacteria) 라 불리는 이 분류군은 비교적 최근에 세균에서 분리해 낸 분류군 입니다. 칼 리처드 워즈 (Carl Richard Woese, 1928 ~ 2012) 가 RNA라 불리는 물질을 이용해 생물을 분류하면서 처음 명명한 분류군이죠. 기존에는 고균들도 원핵생물들과 같이 핵막이 없어서 원핵생물역에 포함되어 있다가 둘의 차이가 크다는 걸 밝혀내고 현재는 독립된 분류군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이 세세한 차이들은 지금 설명하긴 다소 어려울 수 있으니 그냥 그런게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도 몇몇 특징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고세균 중에는 아주 높거나 낮은 온도, 강한 방사능, 건조하거나 염도가 높은 환경 등 아주 극한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종들이 많답니다. 참, 고세균은 원핵생물보다 진핵생물에 더 가까운 관계라는 것도 기억해 두세요!

에필로그

자, 이렇게 떠들다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네요. 모두들 유익하셨나요? 재밌었다고요? 하하, 감사합니다. 그럼 후식이 나오기 전에 마지막 말만 후딱 마치고 저는 이만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살펴 본 생물 분류는 여전히 과학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연구 주제 중 하나 입니다. 그리고 앞서서도 몇 번 언급했듯이, 새로운 연구가 진행되면 기존 상식이 뒤바뀌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죠. 특히나 생물에 관해서는 그 예외와 미지의 영역이 감히 가늠할 수 없을 만틈 거대해서 더욱 빈번하고 크게 다가옵니다. 따라서,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린 내용도 '지금은 과학자들이 이렇게 생각하지만 언제든지 바뀔 수 있구나' 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 수업은 이것으로 맟도록 할까요? 남은 식사 맛있게 하시고,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참고문헌

<현재 시스템 상의 문제(?)로 참고문헌 추가가 안 되니 나중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