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SASF
Intro
2025 KSASF가 7월 첫째 주 동안 진행되었다. 도우미는 그 전 주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 2주간의 여정을 간략히 요약하고자 한다. KSASF에는 정말 많은 부서가 참여하고, 각 부서만의 특별한 일정과 과제들이 있었으므로 참가한 각 사람의 의견을 최대한 담고자 노력하였다.
-7일차 6.23 (월)
임한결
어제 한과영 도착. 오늘 까지는 그냥 쉬고 있었다. 분명 다른 팀은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데 우리 주제 탐구 화학은... 널널한 것 같다.
-6일차 6.24 (화)
임한결
아직도 아무 것도 안 하였다. 그냥 물리 공부만 한다. 가끔씩 기타도 쳤다.
-3일차 6.27 (금)
이우진
나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나는 오케스트라와 밴드를 병행한다는 점이다. 오케스트라에서는 비올라를 연주하고 밴드에서는 드럼을 연주한다. 오케스트라 특성상 6월 27일부터 잔류를 할 수 있었고, 6월 28일부터는 사실상 크사스프 당일까지 하루 종일 오케스트라 연습이 있기 때문에 밴드 합주를 6월 27일에 끝내야 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학교에 7시 반에 도착하는 기차표만 있었다. 그보다 일찍 도착하는 기차표는 전부 매진이었다.
진짜 문제는 내가 발 부상의 후유증과 손가락 부상 때문에 드럼 연습을 많이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아직 합주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아 있었다.
기차가 연착을 했다. 나는 7시 반부터 Drowning 합주가 있는 상황이었다. 늦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부산 택시 기사님 덕분에 늦지 않게 7시 반에 학교에 도착하였다. 나는 바로 짐을 들고 나의 기숙사 방으로 뛰어가서 짐을 내려놓고 빠르게 캐리어에서 드럼 가방을 꺼낸 다음 예지관으로 뛰어 갔다. 다행히 앞 합주 덕분에 합주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Drowning 합주가 끝났다. 1시간 예상했었는데 더 일찍 끝났다. 그래서 Hysteria 합주에 미리 가기로 했다. Hysteria는 내가 제일 힘들어하던 곡으로 나의 손가락 부상의 원인이다. Hysteria 합주가 있는 스터전 써실로 갔더니 하석영 선배가 베이스를 치고 계셨다. 각자 개인 연습을 하다가 라이브 버전으로 두 명이서 인트로 부분 합주를 하였다. 합주를 하는 도중 박상원 선배가 도착하셨다. 박준호 선배는 해외에 계셨기 때문에 일단은 세 명이서 합주를 시작하였다. 내가 계속 치다가 점점 느려진다는 점 외에는 다행히 큰 문제가 없었다. Hysteria 합주도 예상보다 빨리 끝이 났고 박상원 선배와 하석영 선배가 보컬 이펙터를 직접 개발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결국 실패하였고 그냥 다른 선배한테서 보컬 이펙터를 구하셨다.
지친 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기숙사에 들어오니 룸메가 있었다. 룸메는 오직 밴드 하나를 위해서 학교에 온 정만 대단한 아이이다. 룸메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나는 짐을 풀었다. 우려와 달리 침대는 KSASF 때문인지 이불에 베개까지 있었다. 침대에 누워보니 우려한대로 튜브 베개가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뜯고 싶지 않았던 KSASF 잔류짐을 풀어서 침구류를 꺼내고 사용하였다.
짐을 다 풀자마자 나는 바로 컴퓨터를 꺼내 마인크래프트를 켰다. 마인크래프트로 유튜버 마인애플이 만든 맵인 256을 플레이하다가 빡쳐서 마인애플이 만든 또 다른 맵인 감옥 탈출을 플레이 하였다.
룸메는 옆에서 베이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역시 베이스라서 그런지 소리가 거의 안 나는 듯 하였다.
기숙사 방에 벌레가 너무 많이 나왔다. 똑같이 생긴 파리만 10마리는 넘게 잡은 것 같다.
2시 쯤 나는 잘 준비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다음날 아침 일찍(10시에) 일어날 생각을 하니 정말 막막하였다.
-2일차 6.28 (토)
이시후
나에게는 이 날이 KSASF의 첫날이었는데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으잉, 방을 잘못 잡았다. 오늘부터 연습이 시작인데 오늘 입실로 방을 예약해버렸다. 별 수 없이 새벽 5시 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7시 50분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침대에 쓰러졌다. 좀 오래 쓰러졌다. 11시 연습에 늦을 뻔한 것이다. 룸메가 깨워준 덕분에 가까스로 제 시간에 맞춰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속해있는 2바이올린에게는 이번 공연이 매우 재미있는 공연이 될 예정이였다. 원래부터 소수로 구성되어있던 바이올린 2에서 국외위탁으로 선배님들까지 가시면서 1학년 3명만으로 구성된 팀이 생겨났다. 인원도 인원이지만 실력 또한 공연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연습 지옥의 시작이었다.
점심을 간단히 채우고 3시까지 합주를 연습하였다. 4곡을 준비했다. 올림픽 팡파레, 아리랑, 차르다시, 캐러비안의 해적. 팡파레는 개막사때 연주할 곡이었고, 나머지 곡들은 오케스트라 연주시간에 할 계획이었다. 하면 되겠지, 뭐.
3시 이후에는 파트별 개인 연습을 진행하였다. 바이올린 4년 역사상 가장 힘든 3시간이었을 거다. 지쳐가는 몸을 이끌어 밥을 먹고 또 연습을 하러 갔다. 8시 이후에는 레크리에이션이여서 선배들과 쉬면서 보냈다.
사실 내가 학교에 온 이유는 2가지였다. 하나는 오케스트라였고, 다른 하나는 학교홍보대사 크사랑의 투어 및 과학체험교실 업무였다. 밑에서 나오겠지만 사실 이때의 천진난만한 이시후는 미래에 투어가 오케스트라 리허설과 겹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일단은 별 문제가 없는 듯 하였다.
이우진
아침이다. 나는 준비를 하고 자는 룸메에게 인사한 뒤 비올라를 들고 오케스트라실로 이동하였다.
큰일났다. 저녁 8시에 끝나는 줄 알았던 오케스트라 연습이 알고 보니 밤 10시 종료였다. 이런. 나는 8시부터 밴드 합주를 할 생각이었는데.
참 곤란한 상태에서 연습이 시작되었다. 1시간만 합주를 하면 바로 점심시간이었기에 힘을 내어 합주를 하였다. 위에 이시후씨는 2바이올린에 1학년 3명으로 구성된 팀이라고 한탄하고 있지만, 비올라에는 1학년 1명, 나 혼자 있다. 나는 몰랐다. 그것이 추후 나에게 엄청난 행운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2시 반에 합주가 대충 끝이 났다. 각자 파트별 연습실에 악기를 옮기고 30분 동안 쉬는시간이었다. 노래방에 가보니 친구들이 있길래 나도 합류하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앞으로 닥쳐올 고난이 다가오기 전 최후의 만찬이라는 생각으로 하드 락을 틀고 목을 완전히 찢으며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다 부르고 나니 나는 땀 범벅이었고 목은 제대로 맛이 갔다.
3시가 되었다. 파트별 연습 시간이다. 비올라는 케미파일 써실에 배정을 받았다. 케미파일 써실은 언젠가부터 풍류(?)를 즐기는 곳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은은한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 디퓨저에서 나오는 좋은 향기가 방을 채우고 있었다.
막막했다. 3시간 동안 파트별 연습이라니. 심지어 나는 혼자라서 개인 연습이나 다름 없다. 나는 선생님을 모시고 방으로 올라갔다.
예상과 달리 그 3시간은 내가 KSASF 때문에 한과영에 온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였다.
나지안
이 날은 나에게는 편하기도, 불편하기도 한 상황들이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은 1바이올린의 전공별 연습 시간이 다른 파트
-1일차 6.29 (일)
이시후
망했다. 투어와 리허설이 겹친단다. 어쩔 수 없이 투어는 임한결 학생에게 맡기고 오케스트라에 전념해야겠다. 이 참에 잘된거지 뭐.
이날 우리의 퇴장곡이 갑작스럽게 정해졌다. 라데츠키 행진곡이라니, 바이올린을 처음 배웠을때 처음으로 했던 오케스트라 곡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곡이기에 매우 재미있을 듯 하다.
임한결
오늘도 아주 바쁜 날. 심지어 오늘은 정보올림피아드를 보았다. 방에 혼자 갇혀 시험 봤는데, 망함. 아주 심각하게 망함.
0일차 6.30 (월)
임한결
밴드 리허설을 했는데... 문제는 나는 2곡을 신청해서 연습했고, 시간 때문에 2곡을 짤랐는데 겹친다. 정확하게. 그래서 아무것도 안 뛰게 되었다. 흠....
1일차 7.1(화)
이시후
공연날이다.
그토록 안 올 것 같던 날이, 와버렸다.
3일동안의 연습이 빛을 보는 순간이였다. 아니, 사실 볼 빛이 있을지도 의문이였다. 3일동안 열심히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중간중간의 삑사리와 엇박들이 있었고, 자주 틀리는 부분 하나하나가 걱정되었다.
사실 아마 이정도로 몰입하여 무언가를 진행해본 경험 자체가 몇 없었던 것 같다. 많은 대회들을 나가보았고 많은 연구들을 진행해보았지만, 이정도로 하루 25시간씩 몰입하며 준비해본 경험은 진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무튼, 이런 잡생각들을 하며, 최종 무대는 가까워졌다. 의자들은 채워졌고, 배경음악은 고조되었으며 강당은 소등되었다. 우리의 차례다.
이시후 (2)
망했다.
임한결
밴드를 했다. 사실 안 했지만. 옆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열심히 정리하고 끝.
리허설 땜에 밥 거를 뻔.
2일차 7.2(수)
임한결
드디어 주제 탐구가 있었던 날. 그러나 문제는 크사랑 과체교도 있었다는 것!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탐을 45분 늦게 도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일단 크사랑 과체교가 있으니 OT 끝나고.... 잤다. (컨디션 조절이라구) 암튼 일어나서 잠깐 물리 용어를 외우고 (특히 전자기 쪽) 주탐을 아주 살짝 준비하러 갔다. 10:30 까지 모여서 Chem 3D로 하려던 3D 모델링을 Avogadro로 바꾸는 등에 대한 여산 선배의 간단한 브리핑을 들었다. 이후 생성물도 보고....
점심 맛있었다. (사실 잘 기억이 안남)
과체교다. 교장 교사 분들께 초등학생이 하는 걸 설명해야 했다. 일단 점심 먹고 기숙사 빠르게 들른 다음 교복으로 환복, 예지관으로 향했다. 이제 시작이다. 물리 담당도 아니지만 물리를 맡았다. 물리 과체교에는 크게 3가지 실험이 있다. 정전기, 전자기 유도, 전자석이다.
첫 번째 팀. 우왕좌왕 했다. 너무 일찍 끝나서 시간 때우느라 고생했다. 으아아앙. 힘들었다. 그치만 그 다음 팀부터는 아주 좋았다. 직접 체험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간을 끌었고, 각각의 실험에 대한 예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알차게 15분을 채울 수 있었다. 진짜 신기하게 15분이 딱 맞았다.
이제 주탐. 급하게 뛰어간 다음 (예지관에서 탐5까지) 실험복 입고 주탐 도우미 시작이다. 얘들이 이미 실험을 하고 있었다. 다른 도우미와 여산 선배에게 쿠사리(?) 살짝 먹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인사하고,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도움 필요하면 부르라고 하면서 다녔다. 실험 하면서 기체 빠져나오게 주사기 안 꼽아놓은 조에 가서 꼽으라고 해주고, 컴퓨터 사용법(특히 원자 좌표 찾는 법)을 많이 도와준 듯 하다.
평가는 대충 이루어 졌다. 사실 평가표도 만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빠르게 선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우연하게도 딱 두 조가 완벽한 결과물을 내어서 선정했다.
이후에는 회식. 사실 외출이.... 쉽지 않긴 한데.... 여산 선배 파워로 통과. 고깃집가서 24만 나오게 먹었다. 여산 선배가 구워준 고기.... 맛있었어요.
이시후
위와 같은 성실한 학생과 대비되게, 개으른 이시후는 이날 1시 25분에 갔다. 사실 그 전날 밤 과체교를 준비한다고 끊임없는 리허설과 대본 수정, 그리고 오케스트라 공연 분석으로 인해 새벽 5시에 잔 판이었다. 빨리 일어날 거라 기대는 안했지만...이건 진짜 망했는데? 1시 20분에 일어난 것이다. 5분만에 씼고 환복하고 대본이랑 컴퓨터를 챙겨서 예지관으로 달려갔다. (사실 아직도 어떻게 한건지 잘 모르겠다. )
게으른 업보가 돌아오는 걸까, 어제만 해도 멀정했던 기계 13대 중 6대가 작동을 안한다. 딱히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어이없게도 그냥 굴러다니다가 멈추더라. 심지어 강의 진행의 핵심 자료인 대본과 코드가 들어있는 컴퓨터가 지옥의 블루스크린이 떠버려서 미처버릴 판국이었다. 심지어 푹푹 찌는 더위에 머리는 마비되기 직전이라는 점이 전혀 상황을 호전시켜주지는 않았다.
어제 연습을 했어서 그나마 다행이였다. 대본은 외워서 물 흐르듯이 말할 수 있었고, 실패한 실험들은 칠판에 마커로 일일히 그려가며 진행하였다. 그냥 켜놓고 지켜보는 로봇에 비해서는 매우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래도 나의 발표를 들어주고 질문하시며 즐거워하시는 선생님분들을 보니 노력에 대한 보상이 되는 기분이었다.
3일차 7.3(목)
이시후
드디어 끝이다. 집에 가자.
4일차 7.4(금)
임한결
와 내일 집 간다.
마치며
KSASF는 절대 작은 행사가 아니다. 전 세계 수많은 기관에서 참여자가 모이며 과학계의 가장 촉망받는 인재들이 자신들의 장기를 보여주는 교루의 장이다. 이런 대회를 두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매우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럼, 일단은, 내년까지 Bye.
편집자 목록
- 임한결 - 주제탐구 화학, 크사랑, 밴드. KSASF 동안 3창에서 서식했었다.
- 이우진 - 오케스트라, 밴드. KSASF 동안 3창에서 서식했었다.
- 이시후 - 크사랑, 오케스트라. 5백에서 시체보다 못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사망 일자는 6.28~7.2 사이로 추정된다.

- 나지안 - 얘 뭐 했더라 오케 말고 기억이 안 남 (by 한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