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The Solar System - 1.The Sun - Part 2
Part 1에서는 태양의 내부 구조에 대해 다루었다. Part 2에서는 태양의 복잡한 대기에 대해 다루어 보겠다.
광구

태양의 광구는(photosphere)는 태양의 표면에 해당하는 층으로 태양의 대기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부분이다. 고체 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광구는 100km 정도의 기체 층이다. 우리가 태양을 보게 되면 밝기는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감소함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주연감광(limb darkening)이라고 한다. 주연감광은 우리가 태양 원반의 중심을 볼 때는 우리의 시선은 더 밝고 뜨거운 층에 이르게 되고 원반의 가장자리에서는 상대적으로 차갑고 어두운 층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이 있다. 후술하겠지만 태양의 대기 중 광구보다 높이 위치해있는 채층과 코로나에서는 특이한 온도 변화가 나타난다. 채층의 하단 높이를 0점으로 하면 광구에서 채층으로 들어감에 따라 온도는 급속도로 하강하다가 높이 500 km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하여 코로나에서는 매우 높은 온도가 된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하는데, 온도가 채층에서 급속도로 상승한다면 태양의 가장자리가 어두운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문제의 해답을 얻으려면 불투명도(opacity)와 광학적 깊이(optical depth)라는 개념의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의 시선은 복사가 방해받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는 깊이까지 볼 수 있다. 이보다 안쪽에서는 빛이 항상 흡수, 산란되어 볼 수 없다. 그런데, 파장에 따라 가스가 흡수, 산란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일정한 파장에서 파장이 흡수되는 정도를 표현하기 위해 불투명도 \(k_\lambda\)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복사의 플럭스 \(F_\lambda\)가 두께가 \(dx\)인 가스층을 지나가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 기체의 밀도를 \(\rho\)라 하면 흡수되는 플럭스 \(dF_\lambda\)는 \[dF_\lambda=-k_\lambda \rho F_\lambda dx\] 균일한 매질일 때는 위 식을 적분하여 \[F_\lambda(x)=F_\lambda(0) \mathrm{exp}(-k_\lambda \rho x)\]
위에서 볼 수 있듯 플럭스는 길이가 증가함에 따라 지수적으로 감소한다. 천문학자들은 편의상 광학적 깊이라는 개념을 정의하여 흡수의 정도를 표현한다. 광학적 깊이 \(\tau_\lambda\)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d\tau_\lambda=k_\lambda \rho dx\] 따라서 적분하여 나타낸 불투명도의 식은 광학적 깊이를 이용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F_\lambda(\tau_\lambda)=F_\lambda(0) \mathrm{exp}(-\tau_\lambda)\]
\(\tau_\lambda\)가 1에 배해 매우 작으면 광학적 두께가 얇다 즉, 투명하다고 하고 \(\tau_\lambda\)가 1보다 크면 광학적 두께가 두껍다 즉, 불투명하다고 한다. 자, 이제 광학적 깊이의 개념을 활용해 우리의 의문을 해결해보자. 광구의 밑바닥은 광학적 두께가 두껍다. 반면, 채층은 광학적 두께가 얇아 투명하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빛은 채층을 투과하게 되어 태양의 가장자리가 어두운 것이다. (수식적인 설명을 전부 이해할 필요는 없다. 어렵다면 천문학자들이 불투명도와 관련있는 광학적 깊이라는 개념을 이용한다는 사실만 기억하자.)
간단한 태양관측 필터를 장착한 망원경으로도 우리는 광구에서 다양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이때 볼 수 있는 현상에는 쌀알무늬(granule)와 흑점(sunspot)이 있다.
광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작고 끊임없이 변하는 쌀알무늬가 수없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서 잠깐 설명했듯이 쌀알무늬는 대류 운동에 의해 생긴다. 쌀알무늬는 대류층 상단의 표면층에서 나타난다. 대류 세포라고 부르는 고온의 가스 덩어리가 상승하여 밝은 쌀알무늬로 나타난다. 쌀알무늬 1개의 평균 지름은 700km 정도이고, 평균 수명은 5-수십 분 정도이다. 그런데, 태양표면에서는 지름이 30000km 정도의 초대형쌀알(supergranule)도 존재한다. 초대형쌀알 내의 가스의 흐름은 주로 표면에 평행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초대형쌀알은 대규모의 대류현상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태양을 태양망원경을 통해 관측하면 검게 보이는 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흑점이라고 한다. 흑점은 주변에 비해 온도가 낮아 검게 보인다. 흑점은 자기장에 의해 대류가 방해받아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다. 평균적인 태양의 표면온도는 5800K인 반면 흑점의 온도는 4000-5000K 정도이다. 흑점은 자기장의 극성 방향에 따라 쌍으로 생성되며, 여러 흑점들이 모여 그룹을 형성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흑점은 며칠에서 몇달까지 유지된다.
채층
채층은(chromosphere)은 광구 위로 약 5000km의 두께로 얇게 펼쳐져있는 대기층이다. 채층은 개기일식 때에만 볼 수 있으며 광구 위에 분홍색을 띄는 얇은 층으로 관측된다. 채층의 분홍색은 H\(\alpha\)선에 기인한다. (많은 독자들이 H\(\alpha\)선 즉, 수소의 발머 방출선에 대해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모르더라도 이 글의 흐름상 중요하지 않으니 H\(\alpha\)라는 특정한 파장의 빛이 있다고만 알고 넘어가자.) 채층에는 여러 스피큘(spicule)이라고 부르는 가스의 분출이 뾰족하게 튀어나와있다. 스피큘은 채층을 넘어 위층인 코로나까지 수만km의 높이로 작열할 수 있다. 스피큘은 태양 전반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는 않고 그물과 같은 구조로 모여있으며 대개 강한 자기장 주번에서 형성된다.
코로나
채층 위에는 코로나가(corona)가 위치한다. 평소에는 광구가 너무 밝아 보기 힘들지만, 개기일식 때에는 가려진 태양 주변 하얀 고리의 형태으로 관측할 수 있다. 코로나는 플라즈마 형태의 대기로 밀도는 광구의 \(10^{-12}\)배 수준으로 극히 낮지만 온도는 수백만 K에 달한다. 코로나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이곳의 온도가 광구나 채층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것을 코로나 가열(coronal heating)이라고 한다. 코로나 가열의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코로나로 직접 열이 전달되는 것은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되기에 코로나 가열을 위해서는 비-열적과정이 필요하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수십년간 나노플레어 이론과 자기유체동역학(MHD)이론으로 대표되는 여러 이론이 제기되었다. 이 이론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나노플레어 이론은 태양 표면에서 자기력선이 끊어지고 재결합하며 자기장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전환된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파동가열 이론이라고도 불리는 MHD 이론은 광구 내부에서 자기장을 지닌 유체가 움직이며 파동을 발생시키고 이 파동이 태양 내부의 에너지를 외부로 전달해 코로나를 가열했다는 것이다.
코로나의 높은 온도는 코로나를 태양으로부터 날려버리려고 한다. 태양의 중력은 코로나를 완전히 붙잡아 두기 충분치 않으므로 플라즈마 입자들이 태양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불어나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을 태양풍(solar wind)라 한다. 플라즈마는 열전도율이 매우 높기에 태양으로부터 멀어져도 고온의 상태가 유지된다. 따라서 태양풍은 팽창하면서 가속된다. 태양의 반지름의 30배 정도의 거리에서는 풍속이 300km/s 인 반면 1AU 떨어진 지점에서는 400km/s 정도이다. 태양풍은 지구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태양풍이 지구의 상층대기와 충돌하며 극지방의 하늘에서 형형색색의 빛이 아른거리는 현상인 오로라(Aurora)가 발생한다. 또한, 태양풍이 강할 때는 대기가 교란되어 통신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Part 3...
Part 1, Part 2에 걸쳐 태양의 내부와 대기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다. Part 3에서는 역동적인 태양의 활동에 대해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