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The Solar System - 2. Mercury

Series : SOLAR SYSTEM Jun 27, 2025

서론

수성은 태양계에서 태양에 가장 가까운 행성이다. 수성은 궤도, 표면, 자기장 등에서 높은 연구 가치를 지닌다. 이 글에서는 수성의 운동, 표면의 특징, 내부 구조, 자기장, 수성의 관측과 탐사를 중심으로 이 행성에 대해 알아보겠다.

수성의 운동

수성의 궤도 장반경은 5790만 km이다. 수성의 궤도 이심률은 0.21로 태양계의 행성들 중 가장 크다. 이는 궤도가 완벽한 원형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수성의 공전 주기는 지구의 항성일을 기준으로 약 88일, 자전 주기는 약 59일 정도이다. 이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3:2 공명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은 중심 천체가 동반 천체에 조석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한다.

수성 궤도는 100년에 근일점이 \(0.15^\circ\)정도 이동하는 세차운동을 한다. 이 세차운동은 뉴턴 역학으로 일부 설명되지만, 뉴턴 역학으로 설명되는 세차를 제외하더라도 43"가 남는다. 이 세차는 천문학의 미스터리였다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오차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수성 궤도 세차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실제로 확인한 첫 사례였다.

대기

수성은 100년에 수번 태양을 가로지르게 관측되는 일면 통과를 한다. 일면 통과를 관측한 결과, 수성에는 뚜렷한 대기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길고 뜨거운 태양일과 4.2 km/s에 불과한 낮은 탈출속도로 인한 것이다. 수성 탐사선 매리너 10호의 관측 결과 대기압이 \(10^{-12}\)기압에 불과한 헬륨, 수소의 얇은 대기층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 또한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낮 부분의 반구에서는 대기에서 나트륨, 칼륨 등 금속이 검출되기도 하는데, 이 기체는 표면 암석들이 태양 자외선을 흡수하며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낮 동안에는 나트륨 기체가 대기중 가장 풍부하기도 하다.

대기가 희박하기에 수성에서는 온실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수성에서는 극심한 일교차가 발생한다. 수성의 어두운 쪽의 온도는 100 K까지 내려가고, 수성이 근일점에 있을 때 태양 직하점 온도는 700 K에 달한다.

표면

매리너 10호 탐사선은 수성 표면의 50%가량을 스캔하였다. 그 결과 천문학자들은 수성의 표면이 달과 유사하여 여러 크레이터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것은 수성의 표면 나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실로부터 수성에서는 오랫동안 화산 활동이 없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수성에서는 화산 활동이 관측되지 않으며, 일부 화산 활동의 흔적이 있는 곳이 존재하나 이는 10억년 이상 전에 있었던 화산 활동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성 표면의 또 다른 특징적 구조는 '급경사(scarp)'이다. 급경사는 거대한 절벽과 같은 구조로 지구에서도 볼 수 있는 층상단층의 일종이다. 급경사의 길이는 20-500km에 이르며, 높이는 수백 m에서 수 km에 달한다. 급경사는 수성이 냉각되면서 반지름이 1-3km정도 줄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리너 10호가 촬영한 급경사

수성에는 영구적으로 얼음이 존재하는 영역이 있다. 수성의 표면 온도가 최고 700K에 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하다고 여길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수성의 자전축에서 찾을 수 있다. 수성의 자전축은 궤도면과 거의 수직한데, 이로 인해 극지방에는 영구적으로 온도가 빙점보다 낮은 구간이 존재한다. 이 영역에서 얼음이 존재한다는 것은 탐사를 통해 확인되었다.

수성은 태양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태양에 의한 조석 현상이 강하게 일어난다. 수성에서 일어나는 조석 현상은 수 m정도로 관측되었는데, 달에 의해 지구에 나타나는 조석 현상이 30 cm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강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부 구조

수성의 내부 구조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문우주지식정보 '수성')

수성의 밀도는 \(5,420\mathrm{kg/m^3}\) 정도로 전형적인 지구형 행성 정도인데, 반지름은 2,440 km 정도로 태양계 행성 중 가장 작다. 수성의 질량은 지구의 0.055배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수성의 중력은 지구에 비해 현저히 약하다. 그러나, 밀도는 비슷하다. 이 사실을 통해 수성은 지구보다 금속 함유량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성의 가장 내부에는 니켈, 철 등 금속 성분으로 추정되는 핵이 있다. 그 위에는 규산염 성분의 맨틀이 있으며, 가장 외각에는 지각이 있다.

수성의 내부 구조에서 특이한 점은 수성의 핵이 매우 크고 맨틀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수성 핵의 반지름이 수성의 반지름의 75% 정도인 1,800 km에 달한다. 이는 500-700 km 정도의 맨틀과 100-200 km의 지각과 대비된다. 수성의 맨틀이 이처럼 작은 이유에는 여러가지 가설이 제기되었다. 이 중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수성 형성 초기에 충돌로 인해 맨틀이 일부 제거되었다는 것이다.

자기장

매리너 10호는 수성의 적도에서 300 nT 의 약한 행성 자기장을 감지했다. 이는 미약하지만 태양풍 속 자기권을 형성에는 충분한 수치이다. 이로 인해 태양풍의 대전된 입자가 수성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지구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면 고에너지 입자가 대기에 충돌하여 오로라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수성은 대기가 희박하기에 고에너지 입자들이 표면에 직접적으로 충돌할 것이다. 이로 인해 오로라 영역에서 표면이 가열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지구 등 행성의 자기장은 내부에 있는 유체가 회전하며 형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에서는 액체 상태인 외핵이 회전하며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를 다이나모 이론이라 한다. 그런데, 수성은 자전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핵이 차가운 고체로 추정된다. 즉, 수성에서는 행성 자기장이 기대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성 자기장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일부 학자들은 과거 수성의 자전속도가 빠르고, 온도가 높았을 때 형성된 자기장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수성의 관측과 탐사

수성의 최대 이각(태양으로부터 최대한 떨어져 관측되는 각도)가 \(28^\circ\)에 불과하다. 따라서 수성은 항상 태양 근처에서 발견된다. 이는 수성 관측에 어려움은 유발한다. 수성은 -0.5등급 정도로 밝은 편이지만 태양이 워낙 밝아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성을 관측하려면 수성이 동방 최대이각 때 해가 진 직후 서쪽 하늘이나 서방 최대이각 때 일출 직전 동쪽 하늘에서 봐야 한다.

수성은 탐사하기에 쉽지 않은 행성이다. 수성은 태양과 가깝기에 궤도 운동 속도가 빨라 호만 전이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 탐사선은 급격한 속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 탓인지 지금까지 수성을 방문한 탐사선은 매리너 10호(1973년-1975년)와 메신저 호(2004년-2018년) 두 기밖에 없다. 수성을 3번째로 방문할 것으로 예정된 탐사선은 유럽 ESA와 일본 JAXA가 개발한 베피콜롬보이다. 베피콜롬보는 2018년 발사하여 2026년 11월에 수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결론

수성은 그 크기에 비해 복잡하고 풍부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천체이다. 특히, 지나치게 작은 맨틀의 형성 이유, 액체 핵의 부재와 느린 자전 속도에도 존재하는 자기장의 발생 원리 등 다수의 의문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향후 베피콜롬보 탐사선이 확보할 데이터는 이러한 현상들의 본질을 규명하는 데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연구 과정은 행성과학 전반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Zeilik, M., & Gregory, S. A. (1997). Introductory astronomy and astrophysics (4th ed.). Cengage Learning.

Karttunen, H., Kröger, P., Oja, H., Poutanen, M., & Donner, K. J. (2017). Fundamental astronomy (6th ed.). Springer.

Korea Astronomy and Space Science Institute. (n.d.). 수성의 물리적 성질. 천문학습관: 태양계. Retrieved June 27, 2025, from https://astro.kasi.re.kr/learning/pageView/5133

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 (2024, September 3). Change in arrival time for the international Mercury exploration mission, BepiColombo. Institute of Space and Astronautical Science. https://www.isas.jaxa.jp/en/topics/0038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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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Yeseong

KSA 25. Loves astronomy and astrophysics. Member of Stellas Fre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