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cae Summit 2026 - 가상매듭 불변량 계산 프로그램

지난 Logicae Summit 2026에서 우리 팀(이진하, 이준석, 김효섭, 이도열)은 〈가상매듭이론 - H-polynomial 및 불변량 계산 알고리즘 구현〉을 발표했다. 다같이 준비하면서 즐거웠던 경험이었다.

Logicae Summit 2026 - 가상매듭 불변량 계산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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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cae Summit 2026과 관련된 글입니다. 추가적인 자료는 Logicae Summit 2026의 이준석 외 3인 발표자의 자료를 참고해주세요.

발표 내용 요약

매듭은 3차원 공간 속 닫힌 곡선이고, 끊거나 새로 잇지 않고 연속적으로 변형해 같게 만들 수 있으면 같은 매듭으로 본다. 이를 평면에 사영한 다이어그램과 교차점, 그리고 세 가지 Reidemeister 이동을 소개한 뒤, 이 이동들에 대해 변하지 않는 양인 '불변량'이 매듭 분류의 핵심 도구임을 설명했다.

다음은 가상 매듭으로의 일반화다. 곡선이 놓이는 공간을 genus가 n인 곡면으로 확장하면, 평면에 사영하는 과정에서 위/아래 정보가 없는 '가상 교차점'이 나타난다. 여기서 Gauss 다이어그램과 Polyak–Viro 정리, 그리고 Kauffman의 Affine Index Polynomial(AIP)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발표의 핵심은 H-polynomial이다. AIP보다 강력한 불변량을 목표로 변수 두 개(x, y)를 도입해 각 교차점에 더 많은 정보를 담았고, R1, R2, R3와 가상 이동(VR, Mixed)에 대한 불변성까지 직접 증명했다.

매듭 이론 자체에 대한 발표를 마친 뒤로는 H-polynomial 및 API 등 가상 매듭 이론 불변량 계산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또한 불변량을 계산할 매듭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현하여 발표하였다.


파트

이준석-이진하-김효섭-이도열 순으로 발표를 진행했고, 이준석/이진하는 가상 매듭 이론의 수학적인 내용을, 김효섭/이도열은 불변량 계산 프로그램과 매듭 시각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준석

나는 매듭과 가상 매듭의 정의와 동치관계 등 기본 지식, 그리고 이후 불변량 제작에서 주로 사용하게 될 가우스 다이어그램까지의 이론을 설명했다.

매듭은 직관적으로 3차원 유클리드 공간 위에 놓인 폐곡선을 지칭한다. 그리고 두 매듭이 같다고 말하는 것은 끊거나 자기자신을 통과하는 등의 불연속적인 변형 없이 길이를 늘리거나 단순한 배치를 수정하는 등의 연속적인 변화만을 통해 서로 포개어질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그러나 매듭 연구 과정에서 항상 3차원 공간에 놓은 폐곡선을 상상할 순 없으므로 이를 어떤 2차원 평면에 사영시킨 매듭 다이어그램을 주로 사용한다. 이때 사영된 폐곡선이 자기자신과 교점을 가지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사영하는 평면을 기준으로 폐곡선의 어느 가닥이 위에 포개어져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그 교차점의 어느 가닥이 over이고 under인지 구분한다.
또한 매듭 다이어그램은 매듭을 완전한 조합적 대상으로 보기 위해 한 점에서 두 가닥이 자연스럽게 포개어지는 상황만을 고려해 총 경우의 수를 줄인다. 이를 위해 사영 후 한 교차점에서 세 가닥이 교차하게 되거나 두 가닥이 접하게 되지 않는 '일반 위치'일 때의 사영만을 고려한다.
매듭 다이어그램에서의 동치관계는 매듭의 동치 관계와 동일한 조건의 '평면 동위'(연속적인 변형), 3차원 공간 상의 실제 매듭의 동치인 '전공간 동위'를 모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때 발표 슬라이드 6페이지의 세 가지 라이데마이스터 변환에 의한 동치 조건과 전공간 동위를 허용한 동치 조건이 서로 동치라는 사실이 밝혀져있다.

매듭 이론의 목적은 이런 식으로 정의된 동치 관계에 의해 분류된 매듭들이 실제로 어떻게 분류되었는지(어떤 매듭이 같고 어떤 매듭이 다른지) 알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같은 동치인 매듭에 대해서 같은 값을 산출하는 불변량을 정의한다. 즉 매듭 다이어그램에서 불변량은 세 가지 라이데마이스터 변환에 대해 변하지 않는 양을 불변량이라고 할 수 있다. 불변량은 정수나 실수, 행렬, 다항식 등 다양한 형태를 갖출 수 있으며, 본 발표에선 다항식 불변량을 주로 살펴볼 것이다.

지금까지 고전 매듭 이론의 기본 이론을 살펴보았다. 발표 자료에서 발표의 주제인 가상 매듭 이론으로 넘어가기 위한 '(가상)매듭의 엄밀한 정의' 파트의 8, 9, 10 슬라이드를 보자. 임베딩, 미분 동형, 주변 동위 변환 등의 어려운 미분 위상수학 용어들로 채워져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매듭은 원을 정의역으로 가지고, 특정 공간을 공역으로 가지는 어떤 함수로 정의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3차원 유클리드 공간이었던 그 정의역은 \( \mathbb{R} ^3 \)과 (한 점을 제거한) \(S_3 = \{ (x,\,y, \, z , \, w) | x^2 + y^2 + z^2 + w^2 =1 \} \)의 동치성에 의해 3차원 구로 대체될 수 있다.(한 점을 다시 채우는 조작은 매듭이 그 점을 지나지 않는다는 일반 위치 가정으로 정당화 할 수 있다) 그리고

\begin{align}
S_3 &= \{ (x,\,y, \, z , \, w) | x^2 + y^2 + z^2 =1- w^2 \} \\[1ex]
&= \{ (tx,\,ty, \, tz,\, w ) | x^2 + y^2 + z^2 =1 \,,\,\, t = \sqrt{1-w^2} \, (\in [0,1]) \,,\,\, w \in [-1,1] \} \\[1ex]
\end{align}

이므로 w와 그에 종속된 t를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S_3\)은 \(S_2 = \{ (x,\,y, \, z ) | x^2 + y^2 + z^2 =1 \} \)에 대해 \( S_2 \times [0,1]\)로 바꿔 쓸 수 있다. 이때 2차원 다양체의 일종인 2차원 구 \(S_2\)를 더욱 일반적인 형태인 \(T_n\)('구멍'이 n개 있는 도넛)으로 바꾸는 것이 고전 매듭에서 가상 매듭으로 가는 과정인 것이다. 따라서 가상 매듭은 원에서 \( T_n \times [0,1]\)로 가는 어떤 함수로 정의된다.
여기서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을 그리기 위해 가상 매듭을 평면 위로 사영하는 과정에서 '구멍을 감는 가닥'들 중 일부는 고전 교차점과 같이 교차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전히 교차하게 되는 특징이 들어난다. 그러한 새롭게 생긴 교차점을 11페이지에 그려진 대로 표기하고 가상 교차점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매듭 다이어그램의 관점에선 가상 교차점을 허용하는 매듭 다이어그램이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이라는 식으로 가상 매듭을 정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에서 가상 교차점을 포함한 네 가지 라이데마이스터 변환은 \( T_n \times [0,1]\) 상에서의 연속적인 변환(전공간 동위)과 동치임을 알 수 있다(12페이지).

가상 매듭에서의 불변량은 주로 가우스 다이어그램에서 만들어진다. 13과 14페이지에서 설명하는 방향이 부여된 매듭교차점의 부호는 이 가우스 다이어그램을 정의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가깝다. 우선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의 선을 따라 일정한 방향을 부여하고, 각 교차점을 이루는 두 가닥에 부여된 방향 사이의 관계에 따라 그 교차점의 부호가 정해진다. over가닥의 화살표를 under가닥의 화살표와 포개기 위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면 +, 시계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면 -부호인 것이다.
15페이지에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으로부터 원, 원 위의 화살표, 화살표의 부호들로 구성된 가우스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이는 하나의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으로부터 하나의 가우스 다이어그램을 얻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가우스 다이어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이 기존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을 그려나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하나의 가우스 다이어그램으로부터 하나의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과 가우스 다이어그램은 일대일 대응 관계에 있으며, 가우스 다이어그램을 분류하는 것이 곧 가상 매듭 다이어그램을 분류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진하

지금부터는 가상 매듭 불변량 Affine index polynomial, H-polynomial의 개념과 증명법에 대해 설명하겠다.

Gauss Diagram에서 동치임을 보이기 위해선 Reidemeister moves를 Gauss Diagram로 나타내야 한다. 하지만 Reidemeister moves의 형태는 방향, 위아래 성질에 따라 많은 종이 나오기에, 이를 Gauss Diagram으로 바꾼 형태도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매번 불변량 증명을 할 때마다 그 모든 형태에 대해 불변임을 보여야 하는데, 이는 비효율적이기에 학자들은 16p의 Polyak&Viro 정리를 만들었다. 즉, Gauss Diagram에서는 17p의 오직 다섯 가지 이동으로 매듭의 동치를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가상매듭에서의 불변량의 증명법을 알아봤기에, 본격적으로 가상매듭 불변량인 Affine index polynomial을 알아보자. Affine index polynomial에 주요하게 쓰이는 개념은 d(c)이다. d(c)는 chord c와 교차하는 다른 chord들에 의해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d(c) = lr_+(c) -lr_-(c) -rl_+(c) +rl_-(c)$$
$lr_+(c)$는 chord c를 left에서 right로 가로지르고, sign이 +인 chord들의 개수를 뜻하고, 나머지 $lr_-(c),rl_+(c),rl_-(c)$도 비슷하게 정의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18, 19p에 자세한 설명과 예시가 나와있다.

그렇게 정의한 d(c)를 이용하여, 불변량을 만들면 다음과 같은 Affine index polynomial이 나온다.

$$P_D(t) = \sum_{c :\text{고전적 교차점}} s(c) \cdot \big( t^{d(c)} - 1 \big)$$

이 Affine index polynomial이 불변량임을 증명하는 과정은 21p~24p에 자세히 나와있으며, 이 과정을 요약하자면 Polyak&Viro 정리의 다섯 가지 이동에 대하여 변환 후 Affine index polynomial의 모든 항들의 변화가 없음을 보이는 과정이다.

이 Affine index polynomial에서 진화되어 나온 것이 H-polynomial이며, 다음과 같이 정의내린다.
$$H_D(x, y) = \sum_{c : \text{고전적 교차점}}s(c) \cdot \bar{P}_{D/r(c)}(x) , (y^{d(c)}-1)$$
이때 $D/r (c)$는 D에서 c 자신과 교차하는 현을 포함해 왼쪽에 있는 현들을 모두 제거한 Gauss Diagram이고,

$\bar{P}(D)=(P(D) \text{에서 } x^{-n} \to -x^n\text{ 로 바꾼 다항식}) $으로 정의한다.

H-polynomial이 불변량임을 보이는 과정은 29p~35p에 자세히 나와있다.

김효섭

아래에 정리된 문서를 참고하면 된다.

logicae 써밋 자료
H(x,y)=∀c∈C[s(c)PD/r(c)(x)(yd(c)-1)] PD/r(c)(x)=∀c’∈D/r(c)[s(c’)(sign(d(c’))x|d(c’)|-1)] |C| = n |D/r(c)에 포함된 교차점| = n(c) 아무 c 정하기 s(c), d(c) 구하기(각각 O(1), O(n)의 시간 복잡도) 아무 c’∈D/r(c) 정하기 s(c’), d(c’) 구하기(각각 O(1), O(n(c))의 시간 복잡도) n(c)의 최대 : n - 1개 최악의 경우에 P…

이도열 - 매듭 시각화와 CLI

내가 맡은 건 이 추상적인 매듭을 컴퓨터가 다룰 수 있게 만드는 입력/시각화 프로그램이었다. Python, VPython, Tkinter로, 2D 격자 위에 노드를 찍어 매듭을 그리고, 그리기를 끝내면 자동으로 폐곡선을 닫고, 교차점을 자동 인식해 Over/Under를 토글하도록 했다. 완성된 구조는 표준화된 JSON으로 저장하거나 CLI 데이터 스트림으로 출력해, 곧바로 H(x, y) 계산 알고리즘에 넘길 수 있게 했다. 알고리즘 자체는 O(n³)이라 이론적으로는 비효율적이지만, 실제 교차점 수가 많아야 수천 개 수준이라 충분히 실용적이다.


후기

Logicae Summit 2026에서 유일한 팀 발표였고, 인원수도 네 명이나 되었다.

이준석

고전 및 가상 매듭 이론이나 API, H-polynomial 등은 R&E 연구를 위한 공부로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내용이어서 발표 전체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 큰 무리는 없었다. 그래도 그중에서 참신하게 느껴졌던 것들은 매듭의 엄밀한 정의 파트를 구성할 때 공부한 미분 동형, 주변 동위 변환 같은 미분 위상 수학의 기초 개념들. \( T_n \) 같은 위상 다양체에서 미분 가능성을 어떻게 정의할까, 하고 조금씩 궁금해했었는데 마침 그 방법을 찾아볼 기회가 되었다.
내가 발표한 파트 구성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고전 매듭이론의 기초 개념들로 시작해 생소함이나 진입 장벽을 완화하면서, 동시에 불변량 정의를 위한 가우스 다이어그램까지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흐름이었다. 이를 위해 가상 매듭이라는 대상이 등장한 배경을 자연스럽게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고, 경계가 없는 2차원 다양체의 일반화라는 아이디어를 소개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매듭의 방향 부여나 교차점의 부호 부여 부분에서 흐름이 뜬게 아닐까 걱정이다.
비머를 능숙하게 쓸 수 있었다면 편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특히 주제가 매듭 이론인 만큼 수식으로 꽉 채울 수도 없어서 그림을 넣는 과정에서 그림 크기나 텍스트와의 배치 같은 것들을 고려하는 것이 익숙치가 않았다. 애초에 그림을 많이 그려야 하는 매듭 이론이 수학 중에선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논문을 쓸 때 가장 번거로운 분야이기도 한 것 같다. (모든 그림을 그려준 이진하에게 감사)

이진하

이번에 주요하게 다룬 H-polynomial은 완전히 새로운 불변량이 아니라, 기존의 Affine index polynomial을 발전시켜 만든 불변량이다. 이와 비슷하게 매듭 이론 내에서 불변량 연구는 이미 존재하는 불변량을 발전시키는 방식으로도 많이 진행된다. 즉, 매듭이론 연구는 처음부터 불변하는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불변량을 한 단계 발전시킨 뒤 그 과정에서 깨져버린 불변성을 다시 불변하도록 복구해내는 데 초점이 있었다. H-polynomial 역시 마찬가지였다. 발전시킨 형태는 RIII에서 불변성이 깨졌는데, 이를 $\bar{P}(D)$라는 개념을 새로 정의함으로써 완벽한 불변량으로 완성시킬 수 있었다. 증명을 직접 맡아 따라가다 보니, 이 깨진 것을 다시 불변하게 만드는 과정이 곧 연구의 핵심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이번 Summit을 통해 느낀 건, 매듭 이론에서는 발전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해내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었다.

여담으로, 이번 Summit 발표 자료에 들어간 그림들은 전부 내가 그림판으로 직접 그린 것이다. 준비하는 내내 그림판을 붙잡고 있다 보니, 그림판과 많이 친해졌다... 참고로 그릴 때 가장 재미있었던 건 '매듭 피카츄 배구'였다.(5p 참고)

김효섭

ㅓ...
발표하는데 내용이 어려워따!

이도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기능을 구현하는 일 자체보다 그것이 실제로 쓰일 때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듬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동작하는 코드에 그치지 않고 UX/UI에 신경을 썼고, 매듭을 그리고 교차점을 설정하는 과정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만들려 했다. 또 확장성을 고려해 GUI뿐 아니라 CLI로도 이용할 수 있게 하여, 다른 도구나 자동화 흐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이론을 코드로 옮기는 일만큼이나, 그 코드를 누군가가 편하게 쓰도록 만드는 일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