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음이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지난 두 글동안 파동함수를 $L ^2$ 공간 내의 벡터인 양자 상태로 올렸고, 이 파동함수가 사는 공간의 기저를 이루는 고유상태라는 신기한 친구를 가져와서 양자 중첩을 깔끔히 설명해주었다.
그런데, 이 양자 상태는 그냥 혼자 있으면 우리에게 어떠한 정보도 전달해주지 않는다. 양자 상태가 '연산자' 라는 친구를 만나서 관측가능량을 뱉어주면 우리는 이 양자 상태의 여러 성질을 인지하게 되고, 따라서 우리에게 진짜로 '실재하는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이번 글에서는 이 연산자에 관해 깊게 살펴본다. 특히 $L ^2$ 공간 내에서 연산자의 역할을 살펴보고, 이를 정사각행렬로 만들어 미적분 연산을 간단한 행렬 연산으로 간단화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 연산자가 고유상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자, 그럼 연산자의 A부터 Z까지 풀어헤칠 각오를 단단히 하고, 연산자의 세계로 빠져들어보자.
양자 상태의 행렬 표현
앞에서, Hermitian 연산자의 고유상태 집합은 양자 상태 $\ket{\psi}$의 벡터 공간인 $L ^2$ 공간의 기저라고 말했었다. 그러면, 어떤 기저에 대한 좌표 벡터는 원래 벡터와 일대일 대응하므로, 선형대수학의 벡터 개념에서 "기저 B에 대한 $\mathbf{v}$의 좌표 벡터"와 비슷한 느낌처럼, 벡터의 형태로 $\ket{\psi}$를 표현할 수는 없을까?
$$\ket{\psi} = \sum_{n} c_n \ket{\psi_n}$$
여기서, $\ket{\psi}$의 $B = \{ \ket{\psi_1}, \ket{\psi_2},\ket{\psi_3}, \ket{\psi_4}, ...\}$에 대한 좌표 벡터를 구해보자. 각 고유상태 파동함수 $\ket{\psi_i}$에 대한 $\ket{\psi}$의 계수는 $c_i$이기 때문에, 좌표 벡터는 다음과 같다.
$$\ket{\psi} \doteq \begin{bmatrix} c_1 \\ c_2 \\ c_3 \\ \vdots \end{bmatrix}$$
선형대수학에서 기저에 대한 좌표 벡터를 순서쌍이나 열 벡터로 나타냈던 것처럼, 양자역학에서도 Ket($\ket{\psi}$) 상태를 기저 고유상태들의 계수(확률 진폭)들을 세로로 길게 나열한 열벡터로 완벽하게 대응시킬 수 있다! 대학 과정에서는 이를 양자 상태의 행렬 표현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Ket 벡터의 쌍대 벡터인 Bra($\bra{\psi}$)는 행렬로 어떻게 표현될까? 우리는 앞 파트 중 기댓값을 구하는 과정에서 브라 상태로 변할 때 계수에 켤레복소수($*$)가 붙는다는 것을 언뜻 보았다.
행렬 표현에서도 똑같다! Braket 표기법에 의한 내적 연산의 관점에서 Bra가 Ket 벡터 앞에 곱해져서 행렬이 아닌 상수를 뱉도록 하기 위해, Bra를 행렬로 표현하려면 $\ket{\psi}$로 나타난 열벡터를 가로로 눕힌 행벡터로 바꾸고, 각 성분에 켤레복소수를 씌워주면 된다.
$$\bra{\psi} \doteq \begin{bmatrix} c_1^* & c_2^* & c_3^* & \dots \end{bmatrix}$$
이 표현을 사용하면, 왜 양자역학에서 내적을 $\braket{\psi | \phi}$처럼 브라와 켓을 양옆으로 이어 붙여서 쓰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두 양자 상태의 내적을 행렬의 곱셈 연산으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braket{\psi | \phi} = \begin{bmatrix} c_1^* & c_2^* & c_3^* & \dots \end{bmatrix} \begin{bmatrix} d_1 \\ d_2 \\ d_3 \\ \vdots \end{bmatrix} = c_1^*d_1 + c_2^*d_2 + c_3^*d_3 + \dots$$
오잉? 가로 행렬과 세로 행렬을 곱했더니 복소 유클리드 내적의 정의 공식이 그대로 튀어나온다! 즉, 복잡해 보이던 Braket 내적 연산은 사실 선형대수학에서 행벡터와 열벡터를 곱하는 아주 기초적인 행렬 곱셈에 불과했던 것이다.
연산자의 행렬 표현
연산자의 행렬 표현
그러면, 연산자의 행렬 표현은 어떻게 구할까?
예전에, 연산자란 다음과 같이 고유상태에 작용하여 그 고유 상태가 포함하고 있는 물리량이 고유 상태의 앞에 곱해진 형태로 뱉어주는 대상이라고 했었다.
$$\hat{A} \ket{\psi } = a_n \ket{\psi}$$
우리의 목표는 $\hat{A}$의 $B = \{ \ket{\psi_1}, \ket{\psi_2},\ket{\psi_3}, \ket{\psi_4}, ...\}$에 대한 행렬 표현을 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hat{A}$를 $B = \{ \ket{\psi_1}, \ket{\psi_2},\ket{\psi_3}, \ket{\psi_4}, ...\}$에 대한 행렬 원소를 구해야 한다. 선형대수학에서 선형변환의 행렬을 구할 때 기저를 이용했던 것처럼, 양자역학에서도 기저를 이용해 연산자의 행렬 원소를 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연산자의 양쪽에 기저를 삽입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도구가 바로 완비성 관계식이다.
$$\hat{I} = \sum_{n} \ket{\psi_n}\bra{\psi_n}$$
$\hat{A} = \hat{I}\hat{A}\hat{I}$ 처럼, 좌우에 항등 연산자 $\hat{I}$를 곱해도 연산자 자체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 성질을 이용해 왼쪽과 오른쪽의 $\hat{I}$ 모두에 완비성 관계식을 대입해보자. (짚고 넘어가자면, $\ket{\psi_i}$는 $\hat{A}$의 고유 상태일 필요는 없다.)
$$\begin{aligned}
\hat{A} &= \hat{I}\hat{A}\hat{I} \\
&= ( \sum_{i} \ket{\psi_i}\bra{\psi_i} )\; \hat{A}\; ( \sum_{j} \ket{\psi_j}\bra{\psi_j} ) \\
&= ( \sum_{i} \ket{\psi_i}\bra{\psi_i} ) \; ( \sum_{j} \hat{A} \ket{\psi_j}\bra{\psi_j}) \\
&= \sum_{i} \ket{\psi_i}\bra{\psi_i} \; ( \sum_{j} \hat{A} \ket{\psi_j}\bra{\psi_j} ) \\
&= \sum_{i} \sum_{j} \ket{\psi_i}\bra{\psi_i} \hat{A} \ket{\psi_j}\bra{\psi_j} \\
&= \sum_{i} \sum_{j} \bra{\psi_i} \hat{A} \ket{\psi_j} \ket{\psi_i} \bra{\psi_j}
\end{aligned}$$
중간에 $\ket{\psi_i} \bra{\psi_j}$를 가만히 살펴보자. $\ket{\psi_i}$의 행렬 표현은 i번째 성분만 1이고 나머지는 0인 열벡터이고, $\bra{\psi_j}$의 행렬 표현은 j번째 성분만 1이고 나머지는 0인 행벡터이다. 따라서, $\ket{\psi_i} \bra{\psi_j}$의 행렬 표현은 i행 j열 성분만 1이고 나머지는 0인 정사각행렬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bra{\psi_i} \hat{A} \ket{\psi_j} \ket{\psi_i} \bra{\psi_j}$는 i행 j열 성분만 $\bra{\psi_i}\hat{A}\ket{\psi_j}$이고 나머지는 0인 정사각행렬이다!
결국, 연산자 $\hat{A}$를 Hermitian 기저에서 행렬 형태로 표현한 진짜 정체는 행렬 성분 $\mathsf{A}_{ij} = \bra{\psi_i}\hat{A}\ket{\psi_j}$들을 격자판 모양으로 예쁘게 배치한 정사각행렬이었던 것이다! 이 성분들을 우리가 잘 아는 행렬의 형태로 가시화해 쓰면 다음과 같다.
$$\hat{A} \doteq \mathsf{A} = \begin{bmatrix}
\bra{\psi_1}\hat{A}\ket{\psi_1} & \bra{\psi_1}\hat{A}\ket{\psi_2} & \bra{\psi_1}\hat{A}\ket{\psi_3} & \dots \\
\bra{\psi_2}\hat{A}\ket{\psi_1} & \bra{\psi_2}\hat{A}\ket{\psi_2} & \bra{\psi_2}\hat{A}\ket{\psi_3} & \dots \\
\bra{\psi_3}\hat{A}\ket{\psi_1} & \bra{\psi_3}\hat{A}\ket{\psi_2} & \bra{\psi_3}\hat{A}\ket{\psi_3} & \dots \\
\vdots & \vdots & \vdots & \ddots
\end{bmatrix}$$
수반 연산자 다시 보기
그러면, 위에서 구한 연산자의 행렬표현 식에 $\hat{A}$의 수반 연산자 $\hat{A} ^\dagger$를 대입한 결과는 어떨까? 직접 대입해보자.
$$\begin{aligned}
\hat{A} ^\dagger
&\doteq \begin{bmatrix}
\bra{\psi_1}\hat{A} ^\dagger \ket{\psi_1} & \bra{\psi_1}\hat{A} ^\dagger \ket{\psi_2} & \bra{\psi_1}\hat{A} ^\dagger \ket{\psi_3} & \dots \\
\bra{\psi_2}\hat{A} ^\dagger \ket{\psi_1} & \bra{\psi_2}\hat{A} ^\dagger \ket{\psi_2} & \bra{\psi_2}\hat{A} ^\dagger \ket{\psi_3} & \dots \\
\bra{\psi_3}\hat{A} ^\dagger \ket{\psi_1} & \bra{\psi_3}\hat{A} ^\dagger \ket{\psi_2} & \bra{\psi_3}\hat{A} ^\dagger \ket{\psi_3} & \dots \\
\vdots & \vdots & \vdots & \ddots
\end{bmatrix} \\
&= \begin{bmatrix}
\braket{\psi_1|\hat{A} ^\dagger \psi_1} & \braket{\psi_1|\hat{A} ^\dagger \psi_2} & \braket{\psi_1|\hat{A} ^\dagger \psi_3} & \dots \\
\braket{\psi_2|\hat{A} ^\dagger \psi_1} & \braket{\psi_2|\hat{A} ^\dagger \psi_2} & \braket{\psi_2|\hat{A} ^\dagger \psi_3} & \dots \\
\braket{\psi_3|\hat{A} ^\dagger \psi_1} & \braket{\psi_3|\hat{A} ^\dagger \psi_2} & \braket{\psi_3|\hat{A} ^\dagger \psi_3} & \dots \\
\vdots & \vdots & \vdots & \ddots
\end{bmatrix} \\
\end{aligned}$$
수반 연산자의 정의를 활용해주자.
$$\hat{A} ^\dagger \doteq \begin{bmatrix}
\braket{\hat{A}\psi_1| \psi_1} & \braket{\hat{A} \psi_1| \psi_2} & \braket{\hat{A} \psi_1| \psi_3} & \dots \\
\braket{\hat{A}\psi_2| \psi_1} & \braket{\hat{A} \psi_2| \psi_2} & \braket{\hat{A} \psi_2| \psi_3} & \dots \\
\braket{\hat{A}\psi_3| \psi_1} & \braket{\hat{A} \psi_3| \psi_2} & \braket{\hat{A} \psi_3| \psi_3} & \dots \\
\vdots & \vdots & \vdots & \ddots
\end{bmatrix}$$
내적 연산의 켤레 대칭성($\braket{f|g} = (\braket{g|f}) ^*$)을 활용해주자.
$$\begin{aligned}
\hat{A} ^\dagger &\doteq \begin{bmatrix}
\braket{\psi_1|\hat{A}\psi_1}^* & \braket{\psi_2|\hat{A}\psi_1}^* & \braket{\psi_3|\hat{A}\psi_1}^* & \dots \\
\braket{\psi_1|\hat{A}\psi_2}^* & \braket{\psi_2|\hat{A}\psi_2}^* & \braket{\psi_3|\hat{A}\psi_2}^* & \dots \\
\braket{\psi_1|\hat{A}\psi_3}^* & \braket{\psi_2|\hat{A}\psi_3}^* & \braket{\psi_3|\hat{A}\psi_3}^* & \dots \\
\vdots & \vdots & \vdots & \ddots
\end{bmatrix} \\
&= \begin{bmatrix}
\braket{\psi_1|\hat{A}|\psi_1}^* & \braket{\psi_2|\hat{A}|\psi_1}^* & \braket{\psi_3|\hat{A}|\psi_1}^* & \dots \\
\braket{\psi_1|\hat{A}|\psi_2}^* & \braket{\psi_2|\hat{A}|\psi_2}^* & \braket{\psi_3|\hat{A}|\psi_2}^* & \dots \\
\braket{\psi_1|\hat{A}|\psi_3}^* & \braket{\psi_2|\hat{A}|\psi_3}^* & \braket{\psi_3|\hat{A}|\psi_3}^* & \dots \\
\vdots & \vdots & \vdots & \ddots
\end{bmatrix} \\
&= \mathsf{A} ^\dagger
\end{aligned}$$
자, 우리가 힘들게 유도한 이 행렬 표현을 앞 페이지에서 구했던 기존 $\hat{A}$의 행렬 표현인 $\mathsf{A}$와 비교해 보자.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해서 살펴본다면 엄청난 규칙성이 보인다.
기존 $\mathsf{A}$의 1행 2열 성분은 $\braket{\psi_1|\hat{A}\psi_2}$였다. 그런데 지금 구한 $\hat{A}^\dagger$ 행렬 표현의 1행 2열 성분을 보니, $\mathsf{A}$ 행렬 표현의 2행 1열 성분이었던 녀석을 가져와 켤레복소수($*$)를 씌워놓은 $\braket{\psi_2|\hat{A}\psi_1}^*$이 앉아 있다!
즉, $\hat{A}^\dagger$의 행렬 표현은 원래 $\mathsf{A}$을 전치한 다음 모든 성분에 켤레복소수를 씌운 형태와 정확히 일치한다. 바로 켤레전치 행렬 $\mathsf{A}^\dagger$이다!
파동함수에서 "수직선을 넘어갔을 때 원래 연산자 대신 튀어나오는 연산자"로 복잡하게 정의되었던 수반 연산자의 진짜 정체가, 행렬의 세계로 넘어오니 그저 '행렬을 대각선 기준으로 뒤집고 바를($*$) 씌우는 켤레전치 연산'에 불과했던 것이다.
여기서, 왜 수반 연산자 기호와 켤레전치 행렬 기호를 똑같이 대거($\dagger$)로 쓰는지 이제야 무릎을 탁 치며 이해할 수 있다!
$$\begin{aligned}
\ket{\psi} ^\dagger &\doteq \begin{bmatrix} c_1 \\ c_2 \\ c_3 \\ \vdots \end{bmatrix} ^\dagger = \begin{bmatrix} c_1^* & c_2^* & c_3^* & \dots \end{bmatrix} \\
\therefore \ket{\psi} ^\dagger &= \bra{\psi}
\end{aligned}$$
Hermitian 연산자 다시 보기
이 놀라운 행렬역학과 선형대수학의 평행이론은 양자역학의 핵심인 Hermitian 연산자에서 정점을 찍는다.
우리는 4장 파동함수와 연산자 글에서 자기 자신과 수반 연산자가 완벽히 같은 연산자($\hat{A} = \hat{A}^\dagger$)를 Hermitian 연산자라고 부른다고 배웠다. 이를 방금 배운 행렬 표현으로 그대로 대입해 보면 어떻게 될까?
$$\hat{A} = \hat{A}^\dagger \ \ \Longleftrightarrow \ \ \mathsf{A} = \mathsf{A}^\dagger$$
$\hat{A}$의 행렬 표현인 $\mathsf{A}$와 그 켤레전치 행렬 $\mathsf{A}^\dagger$가 완벽히 같다는 뜻이다. 즉, 대각선을 기준으로 행렬을 접었을 때 마주 보는 성분들이 서로 켤레복소수 관계($A_{ji} = A_{ij}^*$)를 이루는 행렬이 된다. 선형대수학에서는 이러한 행렬을 Hermitian 행렬이라고 불렀다.
결국, 양자역학에서 관측 가능한 물리량을 담당하는 'Hermitian 연산자'의와 'Hermitian 행렬'의 관계가 우연히 이름이 겹치는게 아니라, 행렬 표현으로 나타내면 본질적으로 같은 개념이었던 것이다!
슈뢰딩거의 파동역학에서는 '미분방정식을 만족하는 에르미트 연산자'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렸던 물리량이,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으로 넘어오면 그저 '대각선 기준으로 켤레 대칭을 이루는 이쁜 정사각행렬'로 탈바꿈하게 된다. 두 천재가 완전히 다른 기호를 써서 풀어재꼈던 양자역학이 선형대수학이라는 거대한 지붕 아래에서 완벽하게 하나로 묶이는 순간이다.
행렬역학과 연산자
그럼, 이 행렬 표현들로 우리는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이 행렬역학 지식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전에 배웠던 여러 대상들을 재해석할 수 있다.
정사영 연산자와 완비성 관계식
예전에 보았던 완비성 관계식을 다시 떠올려보자.
$$\hat{I} = \sum_{n} \ket{\psi_n}\bra{\psi_n}$$
지난 글에서는 그냥 이게 "완비성 관계식"이라는 이름을 가진다고 배웠지, '완비성'이란게 뭔 말인지 안 알려줬었다. 그러나, 이제 행렬역학 지식을 바탕으로 완비성 관계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볼 수 있다.
완비성 관계식을 잘 보면, 시그마 안에 내적 식과는 순서가 반대로 되어 있는 $\ket{\psi_n}\bra{\psi_n}$가 있다. 우리의 임무는 이 $\ket{\psi_n}\bra{\psi_n}$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찾아보는것이다!
일단,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ket{\psi_n}\bra{\psi_n}$ 뒤에 임의의 양자 상태 $\ket{f}$를 적용해보자.
$$\ket{\psi_n}\bra{\psi_n}\ket{f} = \ket{\psi_n}\braket{\psi_n|f}$$
잘 보면, $\bra{\psi_n}\ket{f}$가 Bra랑 Ket이 곱해진거라고도 볼 수 있지만, 내적값 $\braket{\psi_n|f}$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내적'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내적"의 기하학적 정의를 다시 떠올려보자. 지난번에 내적이란 어떤 벡터를 다른 벡터에 내린 '정사영'의 길이와 내려진 벡터 길이의 곱라고 말했었다.
이 내적값을 해석할 때 $\ket{f}$를 $\ket{\psi_n}$에 내린 것으로 보자. 그러면, $B = \{ \ket{\psi_1}, \ket{\psi_2},\ket{\psi_3}, \ket{\psi_4}, ...\}$는 Hermitian 연산자의 고유상태이므로 정규직교기저를 이루기 때문에, "내려진 벡터 길이"인 $\ket{\psi_n}$의 크기(norm)은 1이 된다. 따라서, $\braket{\psi_n|f}$ 값은 양자 상태 $\ket{f}$를 $\ket{\psi_n}$에 정사영한 성분의 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ket{\psi_n}\bra{\psi_n}\ket{f}$는 $\ket{\psi_n}$에 정사영한 성분의 길이에 단위 벡터 $\ket{\psi_n}$를 곱해준 값이라고 볼 수 있어서, $\ket{\psi_n}\bra{\psi_n}\ket{f}$는 양자 상태 $\ket{f}$를 $\ket{\psi_n}$에 정사영한 성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ket{\psi_n}\bra{\psi_n}$은 어떤 양자 상태에 적용해서 $\bra{\psi_n}$ 벡터에 정사영을 내린 성분을 구해주는 연산자라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ket{\psi_n}\bra{\psi_n}$를 $\ket{\psi_n}$에 대한 정사영 연산자라고 부른다.
이제, 완비성 관계식을 다시 보자.
$$\hat{I} = \sum_{n} \ket{\psi_n}\bra{\psi_n}$$
정사영 연산자 개념을 활용해서 위 식을 해석해보면, 모든 기저에 대한 정사영 연산자를 합하면 항등 연산자가 된다는 말이다. 즉, 어떤 양자 상태에 대해 그 양자 상태는 각 고유 상태들에 대한 정사영 성분들의 합이라는 말이다.
연산자의 스펙트럼 분해
지금까지 우리는 연산자를 단순히 양자 상태에 작용해서 미분하거나 행렬을 곱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위에서 배운 정사영 연산자를 활용한다면, 관측가능량과 대응되는 Hermitian 연산자를 조금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해석은 Hermitian 연산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hat{A} \hat{A} ^\dagger = \hat{A} ^\dagger \hat{A}$를 만족하는 연산자면 모두 성립한다. 여기서, $\hat{A} \hat{A} ^\dagger = \hat{A} ^\dagger \hat{A}$를 만족하는 연산자 $\hat{A}$를 정규 연산자라고 한다.
Hermitian 연산자 $\hat{Q}$에 대해 $\hat{Q} ^\dagger = \hat{Q}$이므로, $\hat{Q} \hat{Q} ^\dagger = \hat{Q} ^\dagger \hat{Q}$가 성립한다. 따라서, Hermitian 연산자는 정규 연산자이고, 지난 글에서 말했듯 Hermitian 연산자의 고유상태들로 이루어진 집합은 정규직교집합이다.
이런 정규 연산자의 고유상태로 이루어진 정규직교집합에 관해, 다음과 같은 스펙트럼 정리가 성립함이 알려져 있다.
$\hat{A}$가 정규 연산자이고, $\{ \ket{\psi_1}, \ket{\psi_2},\ket{\psi_3}, ...\}$가 $\hat{A}$의 고유벡터로 이루어진 정규직교집합이며, 모든 자연수 k에 대해 $\hat{A}$에 대한 $\ket{\psi_k}$의 고윳값이 $\lambda_k$일 때, $\hat{A}$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begin{aligned} \hat{A} &= \lambda_1 \ket{\psi_1} ( \ket{\psi_1}) ^\dagger + \lambda_2 \ket{\psi_2} ( \ket{\psi_2}) ^\dagger + ... = \lambda_1 \ket{\psi_1} \bra{\psi_1} + \lambda_2 \ket{\psi_2} \bra{\psi_2} + ... \\ &= \sum_{n} \lambda_n \ket{\psi_n}\bra{\psi_n} \\ \end{aligned}$$
지난 글의 "펼쳐서 보기"를 눌러본 독자들은 이 정리를 한번 봤을 것이다. 바로, 완비성 관계식을 유도할 때였다! 그때는 항등 연산자 $\hat{I}$에 대해서 스펙트럼 정리를 썼었지만, 이번에는 Hermitian 연산자 $\hat{Q}$에 대해 바로 스펙트럼 정리를 써 줄 거다. ($q_n$은 $\hat{Q}$ 연산자에 대한 $\ket{\psi _n}$의 고윳값이다.)
$$\begin{aligned} \hat{Q} &= q_1 \ket{\psi_1} \bra{\psi_1} + q_2 \ket{\psi_2} \bra{\psi_2} + ... \\ &= \sum_{n} q_n \ket{\psi_n}\bra{\psi_n} \\ \end{aligned}$$
오! 여기서 정사영 연산자 $\ket{\psi_n}\bra{\psi_n}$가 다시 나타났다. 즉, Hermitian 연산자 $\hat{Q}$란, 양자 상태를 각 고유상태에 정사영하고($\ket{\psi_n}\bra{\psi_n}$), 각 성분에 대응하는 고윳값 $q_n$을 곱한 뒤 싸그리 더하는 연산이었다.
이와 같이, 연산자들을 $\ket{\psi_n}\bra{\psi_n}$들의 선형 결합 꼴로 전개하는 표현을 연산자의 스펙트럼 분해라고 한다.
복잡해 보였던 Hermitian 연산자가 결국 각 고유상태에 물리량을 부여하는 과정의 합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행렬역학과 관측가능량
이번에는 행렬역학 지식을 바탕으로 임의의 양자 상태 $\ket{\Psi}$의 관측가능량 기댓값을 더 간단하게 구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일단, 임의의 양자 상태 $\ket{\Psi}$를 임의의 Hermitian 연산자의 고유상태 기저 $B = \{ \ket{\psi_1}, \ket{\psi_2},\ket{\psi_3}, \ket{\psi_4}, ...\}$로 다음과 같이 전개할 수 있다.
$$\ket{\Psi} = \sum _n c _n \ket{\psi _n}$$
따라서, $\ket{\Psi}$의 행렬 표현은 다음과 같다.
$$\ket{\Psi} \doteq \begin{bmatrix} c_1 \\ c_2 \\ c_3 \\ \vdots \end{bmatrix}$$
그리고, $\bra{\Psi} = (\ket{\Psi}) ^\dagger$가 성립하므로, $\bra{\Psi}$의 행렬 표현은 다음과 같다.
$$\bra{\Psi} = (\ket{\Psi}) ^\dagger \doteq \begin{bmatrix} c_1 \\ c_2 \\ c_3 \\ \vdots \end{bmatrix} ^\dagger = \begin{bmatrix} c_1^* & c_2^* & c_3^* & \dots \end{bmatrix}$$
이제, 기댓값을 구할 관측가능량에 대응되는 Hermitian 연산자 $\hat{Q}$의 행렬 표현을 $\mathsf{Q}$라 하자. 그러면, 기댓값을 구하는 식은 다음과 같이 행렬 연산으로 바뀔 수 있다. (여기서, $\ket{\Psi}$의 행렬 표현을 간단히 $\mathbf{c}$라 치환하였다.)
$$\begin{aligned}
\braket{\hat{Q}} &= \bra{\Psi} \hat{Q} \ket{\Psi} \\
&= \begin{bmatrix} c_1^* & c_2^* & c_3^* & \dots \end{bmatrix} \mathsf{Q} \begin{bmatrix} c_1 \\ c_2 \\ c_3 \\ \vdots \end{bmatrix} \\
&= \mathbf{c} ^\dagger \mathsf{Q} \mathbf{c}
\end{aligned}$$
즉, 이전에 적분 등으로 고생스럽게 구한 기댓값이 행렬역학을 만난다면 매우 간단한 행렬곱로 변신한 것이다!
이 식은 행렬역학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공식 중 하나이다. 양자 상태를 나타내는 열벡터와 연산자의 행렬 표현만 알고 있다면, 복잡한 Braket 표기법을 일일이 전개하지 않아도 행렬곱만으로 기댓값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까지 다뤄온 Braket 표기법과 행렬 표현은 이전의 파동함수를 활용한 접근법과는 서로 다른 수학 체계가 아니라, 동일한 양자역학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양자 상태, 연산자, 정사영 연산자, 관측가능량의 기댓값 등 양자역학의 핵심 문제들 다룰 때는 파동함수의 적분, Braket 표기법과 행렬표현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앞으로는 문제의 상황에 따라 더 계산하기 편리한 표현을 선택하여 사용하게 될 예정이다.
참고 자료
- Griffiths, D. J., & Schroeter, D. F. (2018). Introduction to quantum mechanics (3rd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 Sakurai, J. J., and Jim Napolitano. Modern Quantum Mechanics. (3rd ed.)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20.
연습문제
행렬역학과 관측가능량 연습문제입니다.
- 어떤 Hermitian operator $\hat{Q}$의 고유상태 ${\ket{\psi_1}, \ket{\psi_2}, \ket{\psi_3}}$가 3차원 부분공간을 이룬다고 하자. 이 기저 ${\ket{\psi_i}}$에 대하여, $\hat{Q}$의 행렬표현을 구하시오.
(단, ${\ket{\psi_1}, \ket{\psi_2}, \ket{\psi_3}}$ 고유상태에 대응되는 고윳값은 각각 $Q_1$, $Q_2$, $Q_3$이다.)
- 정사영 연산자 $\hat{A} = \ket{\psi _n} \bra{\psi _n}$가 다음의 직교사영 조건(정사영 조건)을 만족함을 보이시오.
- 직교: $\hat{A} = \hat{A} ^\dagger$
- 사영: $\hat{A} ^2 = \hat{A}$
- 상수 L과 자연수 n에 대해, $0 \leq x \leq L$ 구간에서 퍼텐셜이 0이고, 나머지 구간에서 퍼텐셜이 무한대인 어떤 양자 입자의 n번째 해밀토니안 고유상태 $\ket{n}$의 위치 표현이 다음과 같다.
$$\braket{x|n} = \psi_{n} (x) = \left\{\begin{matrix}
\sqrt{\frac{2}{L}} \text{sin} (\frac{n\pi}{L} x) & (0 \leq x \leq L) \\
0 & (x > L, x < 0) \\
\end{matrix}\right.$$
물음에 답하시오.- $\ket{n}$의 해밀토니안 고윳값을 n과 L에 관한 식으로 구하시오. 그리고, 해밀토니안 연산자 $\hat{H}$를 스펙트럼 분해하시오.
- $t = 0$에서 $L ^2$ 공간 내의 양자 상태 $\ket{\Psi (t)}$의 위치 표현이 다음과 같다.
$$\braket{x|\Psi (0)} = \left\{\begin{matrix}
9x(L-x) & (0 \leq x \leq L) \\
0 & (x > L, x < 0) \\
\end{matrix}\right.$$- $\braket{x|\Psi (0)}$를 정규화하여 정규화된 $\ket{\Psi (0)}$를 구하시오.
- 정규화된 $\ket{\Psi (0)}$의 해밀토니안 고유상태 기저 $\ket{n}$에 대한 행렬 표현을 구하시오.
- 해밀토니안 고유상태 기저 $\ket{n}$에 대한 해밀토니안 연산자 $\hat{H}$의 행렬 표현을 구하시오.
- b, c번에서 구한 행렬 표현을 활용하여 b번의 양자 상태 $\ket{\Psi}$의 해밀토니안 기댓값 $\braket{\hat{H}}$를 구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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