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 입자 문제 | Particle in a Box

상자 속 입자 문제 | Particle in a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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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잘 모른다면 이 글을 꼭 한번 쭉 읽고 오세요~!

​양자역학이란 미시 세계의 물질 작용을 파동함수를 활용해 탐구하는 학문으로, 우리에겐 매우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다. 그러나, 양자역학적 도구를 활용한다면 의외로 우리 삶 중 기존 모델로 설명이 안되는 현상이 쉽게 설명되기도 해,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양자역학에서 가장 간단한 문제 중 하나인 상자 속 입자 문제을 살펴보자.


상자 속 입자 문제의 파동함수

퍼텐셜 분포가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 분포에서는 x가 0에서 L까지에는 퍼텐셜이 없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퍼텐셜이 무한대로 치솟아서 마치 퍼텐셜 벽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물질파(입자)는 x가 0에서 L까지의 부분에만 존재하고, 입자가 x가 0에서 L까지의 상자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상황을 상자 속 입자 문제라고 한다.

$$U(x) = \left\{\begin{matrix}
0 & (0 \leq x \leq L) \\
\infty & (x > L, x < 0) \\
\end{matrix}\right.$$

무한 퍼텐셜 우물의 퍼텐셜 분포
무한 퍼텐셜 우물의 퍼텐셜 분포 (출처: 위키백과)

x가 0보다 작거나 L보다 큰 경우에는 퍼텐셜이 무한대여서 물질파가 존재할수 없기 때문에, 파동함수 $\psi = 0$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x가 0~L 사이일 때만 고려해주면 된다.

시간 비의존 슈뢰딩거 방정식의 일반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다.

$$E \psi = -\frac{\hbar ^ 2}{2m} \frac{\partial ^2}{\partial x^2}\psi + U\psi$$

여기서, x가 0에서 L 사이일 때는 퍼텐셜이 0이므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E \psi = -\frac{\hbar ^ 2}{2m} \frac{\partial ^2}{\partial x^2}\psi$$

$$\frac{\partial ^2}{\partial x^2}\psi = -\frac{2mE}{\hbar ^ 2} \psi$$

프사이 앞에 웬 이상한 덩어리같은 항이 곱해져 있으므로, 앞에 곱해진 -를 제외한 양수인 항을 통째로 $k^2$로 치환해주자.

$$\frac{\partial ^2}{\partial x^2}\psi = -k^2 \psi = (\pm ik)^2 \psi $$

두 번 미분했을 때 자신이 나오는 함수에는 지수 함수가 있으므로, 위 방정식의 특수해는 $e^{+ikx}$, $e^{-ikx}$ 두 종류가 있다. (삼각함수도 있지만, 어차피 지수함수의 지수에 복소수가 들어가면 삼각함수로 환원되기 때문에 무시해도 좋다.)

미분 방정식의 일반해는 특수해의 선형 조합이기 때문에, 위 방정식의 일반해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psi = c_1 e^{+ikx} + c_2 e^{-ikx} $$

자, 이제 오일러 식($e^{i \theta } = {\rm cos} \theta + i {\rm sin} \theta $)을 써보자! 정리하고 나서 $(c_1 + c_2)$를 A로, $i(c_1 - c_2 )$를 B로 두자.

$$\psi = c_1 \text{cos}(kx) + ic_1 \text{sin}(kx) + c_2 \text{cos}(-kx) + ic_2 \text{sin}(-kx)$$

$$\psi = (c_1 + c_2 ) \text{cos}(kx) + i(c_1 - c_2 ) \text{sin}(kx) := A\text{cos}(kx) + B\text{sin}(kx) $$

행실 좋은 파동함수는 연속이어야 하고, $x<0, x>L$인 부분에서 $\psi = 0$이므로, $\psi(0) = 0$, $\psi(L) = 0$이어야 한다. (경계 조건)

$$\psi(0) = A + B \times 0 = 0, A=0$$

$$\psi(L) = A\text{cos}(kL) + B\text{sin}(kL) = 0, sin(kL) = 0$$

sin함수가 0이려면 sin함수 안에 있는 식의 값이 $\pi$의 정수배여야 하므로, 다음이 성립한다.

$kL = n\pi$ (단, n은 정수)

따라서,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psi = B\text{sin}(\frac{n\pi}{L} x) $$

파동함수를 정규화해보자. ($\int_{-\infty}^{\infty} |\psi|^2 dx = 1$) x가 0보다 작거나 L보다 큰 경우에는 $\psi = 0$이므로, 0~L 범위에 대해서만 적분해주면 된다.

$$\int_{0}^{L} B^2 \text{sin}^2 (\frac{n\pi}{L} x) dx = B^2 \frac{L}{2} = 1$$

$$\therefore B = \sqrt{\frac{2}{L}}$$

결과적으로, 상자 속의 입자 문제에서의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psi_n (x) = \left\{\begin{matrix}
\sqrt{\frac{2}{L}} \text{sin} (\frac{n\pi}{L} x) & (0 \leq x \leq L) \\
0 & (x > L, x < 0) \\
\end{matrix}\right.$$

상자 속 입자 문제의 에너지

이제 상자 속의 입자 계의 헤밀토니언, 즉, 에너지를 구해보자. 위에서 구한 파동함수를 시간 비의존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입해보자!

$$E (\sqrt{\frac{2}{L}} sin (\frac{n\pi}{L} x)) = -\frac{\hbar ^ 2}{2m} \frac{\partial ^2}{\partial x^2} (\sqrt{\frac{2}{L}} \text{sin} (\frac{n\pi}{L} x)) $$

$$Esin (\frac{n\pi}{L} x) = \frac{\hbar ^ 2}{2m} \frac{n^ 2\pi^ 2}{L^ 2}\text{sin} (\frac{n\pi}{L} x)$$

$$E_n = \frac{n^ 2 \hbar ^ 2 \pi^ 2 }{2mL^ 2} = \frac{n^ 2 h^2 }{8mL^ 2} $$

위 파동함수 식과 에너지 식에서 알 수 있듯이, 파동함수와 에너지 값은 정수 n에 대하여 양자화되어 있다. 다시 말해, n의 값이 1, 2, 3처럼 특정한 정수일 때마다 각각의 고유한 파동함수와 에너지가 주어진다. (n이 음의 정수인 경우는 절댓값을 취한 정수와 상태가 똑같아지므로 고려할 필요가 없다. n이 0인 경우는 파동함수 자체가 0이 되므로 의미가 없으며, 에너지 또한 0으로 운동량과 위치가 한 값으로 결정되어 불확정성 원리에 위배된다. 따라서, n이 자연수일 때만 생각한다.)

양자수 n 값에 따른 파동함수와 에너지 준위를 그래프로 그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상자 속 입자 문제에서의 에너지와 파동함수 분포. 필자가 직접 손으로 그렸다!

상자 속 입자 문제의 활용

상자 속 입자 문제는 양자역학에서 가장 간단한 상황으로 평가되며, 근데 우리는 이 상황을 왜 배울까? 그 문제는 물리학이 아닌 화학에서 뜬금없이 튀어나온다.

화학에서 Conjugated System(공액계)이란 유기 화합물에서 다중 결합과 단일 결합이 반복해서 나타나, $\pi$ 전자(다중결합을 형성하는 전자)가 화합물 전체적으로 비편재화되어(분자 전체적으로 퍼져) 있을 수 있는 계를 일컫는 말이다. 화학에서 Conjugated System의 전자는 화합물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화합물 밖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화합물 밖에 매우 큰 퍼텐셜 장벽이 있다고 근사해 그 화합물을 분석한다. 이때 이 상자 속 입자 모델을 적용한다면, 그 화합물이 최대로 흡수하는 파장을 알 수 있고, 이로부터 그 화합물의 색을 예측한다.

특히, 위 헤더 사진에 있는 당근에는 베타 카로틴이 풍부한데, 이 베타 카로틴의 에너지 준위에 해당하는 빛의 파장이 파란색 영역대에 해당한다. 따라서, 당근의 베타 카로틴은 파란색을 흡수하게 되고, 결국 당근의 색은 그 보색인 주황색으로 보이게 된다.


참고 문헌

Oxtoby, D. W., Gillis, H. P., Campion, A., & Butler, L. J. (2016). Principles of modern chemistry (7th ed.). Boston, MA: Cengage Learning.

McMurry, J. (2020). Organic chemistry (10th ed.). Cengage Learning.

Beiser, A. (2003). Concepts of modern physics (6th ed.). McGraw-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