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Compact Stars - 1.1. Neutron Stars - Part 1

시리즈 | Compact Stars - 1.1. Neutron Stars - Part 1
Image: https://www.eso.org/

서론

우주에서 가장 극단적인 물리 실험실은 어디일까? 별의 격렬한 죽음이 남긴 잔해 속에 그 답이 있다. 질량이 큰 항성이 생을 마칠 때, 별은 스스로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하여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며 그 중심핵은 강하게 수축한다. 끝없이 수축할 것만 같은 이 압도적인 중력 붕괴를 멈춰 세우는 것은 양자역학으로 설명되는 축퇴압이다.

초신성 폭발 시 가해지는 강력한 압력한 압력에 의해 양성자조차 전자와 융합해 중성자가 되어버린 중성자별은 그 구성 물질이 각설탕 한 개 정도 크기일 때의 질량이 에베레스트산과 맞먹을 정도로 극도로 높은 밀도를 자랑한다. 모든 질량이 특이점에 모여있어 사실상 무한대의 밀도를 가진 블랙홀을 제외한다면 전 우주상에는 이보다 더 밀도가 높으며 강력한 중력을 가진 천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극한의 환경으로 인해 중성자별에서는 일반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모두가 중요하게 작용하며, 현대 천체물리학과 핵물리학, 양자역학 등이 만나는 중요한 지점으로 기능한다.

앞으로 4개의 파트에 걸쳐 중성자별의 물리적 성질, 형성 과정, 내부 구조, 종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Part 1에서는 중성자별의 물리적 성질에 관해 알아보자.

중성자별의 물리적 성질

서론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중성자별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가장 극한의 환경 중 하나로 직관적으로 잘 상상되지 않는 물리적 성질들을 가지고 있다.

질량

중성자별은 초신성 폭발 시 중심핵이 수축하여 생긴다. 중심 핵이 수축할 때, 중력은 두개의 장벽을 만난다. 첫 번째 장벽은 양자역학적으로 유도되는 압력인 전자 축퇴압(electron degeneracy pressure)이다. 이 개념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파울리 배타 원리(Pauli Exclusion Principle)에 의해 두 개 이상의 전자가 같은 공간과 양자 상태를 동시에 차지할 수 없으므로 압축될 때 전자의 운동이 발생해 압력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질량이 찬드라세카르 한계(Chandrasekhar limit)으로 불리는 $1.4M_\odot$보다 작다면 전자 축퇴압은 중력을 잘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무거운 핵의 경우에는 중력이 전자 축퇴압을 뚫고 추가적으로 붕괴해 중성자별이 만들어진다. 이 내용을 들어보면 중성자별의 질량은 무조건 찬드라세카르 한계보다 커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관측 결과, 이보다 작은 중성자별도 많이 관측된다. 이런 저질량 중성자별의 형성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핵붕괴 초신성이 아닌 전자 포획 초신성의 경우에는 핵이 찬드라세카르 한계보다 작아도 조기 붕괴할 수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Ia형 초신성 폭발의 경우에 대부분 백색왜성이 파괴되지만 일부는 질량을 일부 날리고 중성자별로 붕괴해 저질량 중성자별을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초신성을 전부 다루면 글 분량 조절을 또 다시 실패할 것 같으므로 이런게 있다는 식으로 알아두고 넘어가자.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초신성 관련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하여튼 이러한 기작들로 저질량 중성자별도 생성되며, 이로 인해 실제 중성자별이 가질 수 있는 최소 질량은 $1M_\odot$ 정도로 내려간다. (참고로, 이론적인 중성자별 최소 질량은 $0.1M_\odot$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중성자별의 생성 과정을 보면 이토록 작은 중성자별은 생성될 수 없다.)

지금까지 중성자별 질량의 하한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중성자별의 질량 상한도 존재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중심 핵이 수축할 때 중력이 만나는 두 번째 장벽은 중성자 축퇴압(neutron degeneracy pressure)이다. 전자 축퇴압과 비슷하게 중성자도 축퇴압을 가진다. 중성자별의 경우에는 전자 축퇴압의 장벽은 이미 뚫렸고, 중성자 축퇴압에 의해 중력을 지탱하는 상태이다. 하지만, 만약 질량이 더 커져 중력이 중성자 축퇴압마져 능가한다면 핵은 더 붕괴한다. 이 때, 더 이상 중력 수축을 막을 장벽은 존재하지 않기에 핵은 무한히 작은 특이점(Singularity)에 모든 질량이 모여있는 블랙홀(black hole)이 된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중성자별이 지나치게 큰 질량을 가진다면 블랙홀로 붕괴해버릴 것이기에 특정한 질량 상한이 존재할 것이다. 이 질량 한계는 Tolman–Oppenheimer–Volkoff limt (TOV limit)이라고 부르며, $2-3M_\odot$ 정도로 추정된다. 후술하겠으나, TOV limit이 Chandrasekhar limit과는 달리 정확한 값으로 주어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중성자별의 내부 상태 방정식(Equation of State, EOS)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지름과 밀도

앞서 살펴보았듯이, 중성자별의 질량은 $1-3M_\odot$에 이른다. 이 질량은 매우 작은 공간에 밀집해 있는데, 일반적인 중성자별의 반지름은 $10-13\mathrm{km}$ 수준으로 도시 한 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X선 관측 위성 NICER와 중력파 관측 등을 통해 중성자별의 반지름이 이전보다 훨씬 정밀하게 측정되고 있으며, 전형적인 $1.4M_\odot$짜리 중성자별의 반지름은 대략 11~13 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는 모든 중성자별이 정확히 같은 크기를 가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성자별의 반지름은 질량과 내부 상태 방정식(EOS)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같은 질량이라도 내부 물질이 얼마나 잘 압축되는가에 따라 크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다면 중성자별의 반지름에도 질량처럼 상한과 하한이 존재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만약 반지름이 지나치게 작아진다면 같은 질량에 대해 밀도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고, 중력이 중성자 축퇴압조차 이겨 블랙홀로 붕괴하게 된다. 반대로 반지름이 지나치게 크다면 중성자별 내부의 핵물질이 충분히 압축되지 못하므로 현재 관측되는 중성자별의 질량과 구조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현재까지 관측, 이론으로 추정된 바로는 일반적인 질량 범위의 중성자별의 경우 대체로 10 km보다 작은 반지름이나 14~15 km보다 큰 반지름을 가지기는 힘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반지름 상한도 앞서 질량 상한이었던 TOV limit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중성자별의 EOS를 모르기에 한 값으로 딱 떨어지지는 않는다.

이처럼 중성자별은 태양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큰 질량이 반지름 수십 km도 되지 않는 공간에 압축되어 있기에 밀도가 극단적으로 높다. 일반적인 중성자별의 평균 밀도는 대략 $10^{14}-10^{15}\,\mathrm{g\,cm^{-3}}$ 정도이며, 이는 원자핵 내부의 밀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핵물질의 대표적인 밀도 척도로는 핵 포화 밀도(nuclear saturation density)인 $n_0$를 사용하는데(이는 큰 원자핵의 중심부 정도로 원자핵 수준이라고 간단히 이해해도 좋다), 일반적으로

\[n_0 \approx 0.16\,\mathrm{fm^{-3}}\]

정도로 정의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n_0$가 질량 밀도가 아닌 개수 밀도라는 것이다. 이를 질량 밀도로 환산하면 약

\[\rho_0 \approx 2.8\times10^{14}\,\mathrm{g\,cm^{-3}}\]

정도가 된다. 즉, 중성자별의 평균 밀도 자체가 이미 원자핵 내부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성자별은 좀 압축된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핵물질이 거시적인 크기로 존재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중성자별의 밀도는 내부 전체에서 일정하지 않다. 표면 부근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지만, 중심으로 갈수록 중력이 더욱 강하게 물질을 압축하므로 밀도는 급격하게 증가한다. 특히 중심부의 밀도는 평균 밀도보다 훨씬 높아서 보통 수 $n_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심부 밀도가 대략 $2-10n_0$에 이를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질량 밀도로 환산하면 $10^{15}\,\mathrm{g\,cm^{-3}}$ 정도다. 이러한 밀도에서는 극한 환경이 조성되므로 Part 3에서 다룰 특이한 내부 물질들이 존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질량이 커지면 물질의 양이 많아지므로 중성자별의 반지름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중성자별과 백색왜성의 경우에는 질량이 커지면 중력이 축퇴압보다 조금 더 증가하기에 중력과 축퇴압이 평형을 이루게 되는 반지름이 작아진다. 이렇게만 써 놓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으니 간단한 수식을 이용해 설명해보겠다.

질량이 \(M\), 반지름이 \(R\)인 중성자별 안에 중성자들이 들어 있다고 하자. 평균 입자수밀도는 대략

\[n\sim \frac{N}{V}\sim \frac{M/m_n}{\frac{4}{3}\pi R^3}\]

로 쓸 수 있다. 여기서 \(m_n\)은 중성자 질량이다. 부피가 작아질수록, 또는 같은 부피에 질량이 커질수록 \(n\)은 커진다.

축퇴압은 이 수밀도에 의존한다. 비상대론적 축퇴 기체에서는 대략

\[P_{\rm deg}\propto n^{5/3}\]

이고, 상대론적이면

\[P_{\rm deg}\propto n^{4/3}\]

처럼 된다. 중성자별은 내부가 매우 조밀하므로 실제로는 상대론적 효과가 중요해진다. 반면 중력이 만드는 압력 스케일은 대략

\[P_{\rm grav}\sim \frac{GM^2}{R^4}\]

정도로 볼 수 있다. 별이 평형을 이루려면 축퇴압과 중력 압력이 같아야 하므로, 이 둘을 맞춰 보면 질량과 반지름의 관계가 나온다.

비상대론적 근사에서는

\[P_{\rm deg}\propto \left(\frac{M}{R^3}\right)^{5/3}\]

이고 이것이 중력 압력과 평형을 이루면 대략

\[R\propto M^{-1/3}\]

와 같은 경향이 나온다. 즉, 질량이 커질수록 반지름은 작아진다. 비록 엄밀하지는 않지만, 이러면 질량-반지름 관계를 쉽게 설명 가능하다.

회전

중성자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성질은 빠른 회전이다. 대부분의 중성자별은 1초에 1회 이상 돌며 가장 느린 중성자별들도 자전주기가 30초 이내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중성자별 중 가장 빠르게 자전하는 것은 PSR J1748−2446ad라는 이름의 천체로 1초에 무려 716번 돈다. 이런 초고속 자전은 초신성 붕괴 뒤 중심핵의 각운동량이 거의 보존된 채 반지름이 극단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빠른 회전을 간단한 수식으로 이해해보도록 하자.

회전하는 물체의 각운동량은

\[L=I\omega\]

로 주어지며, 여기서 \(I\)는 관성모멘트, \(\omega\)는 각속도이다. 중성자별을 구로 가정한다면 관성모멘트는

\[I\sim kMR^2\]

로 쓸 수 있다.

외부로 각운동량 손실이 없다고 가정하면 각운동량은 보존되어야 하므로,
\[L=I\omega \approx \mathrm{const}\]

가 된다. 따라서,

\[MR^2\omega \approx \mathrm{const}\]

와 같이 구할 수 있다.

질량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반지름이 작아질수록 각속도 \(\omega\)는 급격히 증가한다. 즉,

\[\omega \propto R^{-2}\]

가 되므로, 별이 작게 수축할수록 회전은 훨씬 빨라진다.

예를 들어 붕괴 전의 크기가 \(10^6\,\mathrm{km}\) 정도였다가 붕괴 후 \(10\,\mathrm{km}\) 정도의 중성자별이 된다면 반지름은 \(10^5\) 배 줄어든 것이므로 각속도는 이상적으로는 최대 \(10^{10}\)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실제 초신성 폭발 상황에서는 외부로 물질이 강하게 방출되고 일부 각운동량이 소실되기에 이는 정밀하지는 않다. 다만, 이렇게 간단한 계산을 통해서 우리는 중성자별의 자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자기장

중성자별의 또 다른 극한의 성질은 자기장이다. 일반적인 중성자별의 표면 자기장은 대략 $10^8\sim10^{12}\,\mathrm{G}$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자기장이 매우 강한 천체인 magnetar의 경우에는 $10^{14}\sim10^{15}\,\mathrm{G}$에 이르기도 한다. (Magnetar는 Part 4에서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지구 자기장이 $0.25-0.65 \mathrm{G}$인 것을 감안하면, 중성자별의 자기장이 얼마나 강한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중성자별은 어쩌다가 이토록 강한 자기장을 보유하게 되었을까? 천문학자들은 이를 초신성 폭발 과정에서 증폭되거나, 형성 된 것으로 본다. 우리가 아는 항성들은 자기장을 가진다. (태양의 경우에도 흑점이 아닌 일반적인 영역에서 $1-2G$ 정도의 자기장이 있다.) 이러한 자기장이 초신성 폭발로 인한 붕괴 과정에서 매우 작은 반지름 안으로 압축되면, 자기력선의 밀도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자기장선이 압축되어 강해지는 이러한 현상은 자속 보존(flux conservation)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별의 반지름이 작아질수록 자기장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또한 앞서 살펴보았듯이 중성자별은 매우 빠르게 자전하므로 내부 유체의 운동이 자기장을 더 증폭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는 중성자별 내부에 존재하는 일부 양성자, 전자가 빠르게 회전하며 자기장을 생성하는 것이다.

Part 2...

지금까지 Part 1에서는 중성자별의 물리적 성질에 관해 알아보았다. Part 2에서는 중성자별의 형성 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