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Gravitational Wave Astronomy - 2. Gravitational Wave Sources

시리즈 | Gravitational Wave Astronomy - 2. Gravitational Wave Sources
Image: spaceaustralia.com

서론

지난 글에서는 중력파가 무엇이며, 어떻게 그 존재가 이론적으로 예측되고 간접적 • 직접적 방법을 통해 어떻게 입증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시공간 자체의 요동인 중력파는 질량이 가속 운동을 할 때(정확히는 사중극자 모멘트가 시간에 따라 변할 때)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주에는 어떤 천체들이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켜 우리가 검출할 수 있을 만큼의 중력파를 만들어낼까?

사실 우리가 우리 주변에서 관측할 수 있는 대부분의 가속 운동은 중력파를 방출한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우리가 손을 흔드는 것도 미세하게나마 중력파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 세기다. 중력파의 진폭은 관여하는 질량과 가속도에 비례하는데, 일상적인 물체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할만한 행성, 항성과 같은 천체들로는 검출 가능할만큼 강한 중력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로 관측 가능한, 또는 미래의 검출기로 검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만한 중력파를 만들어내려면 거대한 질량이, 빛의 속도에 근접할 정도로 빠르게, 아주 좁은 공간 안에서 운동해야 한다. 이런 극단적인 조건을 만족하는 천체는 우주에서도 흔치 않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중력파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중력파원의 분류

중력파원은 파형의 특징, 즉 신호가 지속되는 시간과 주파수 변화 양상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1. 밀집 쌍성 병합 (Compact Binary Coalescence, CBC): 블랙홀, 중성자별과 같은 밀집성 두 개가 서로를 공전하다가 결국 충돌 • 병합하는 과정. 신호가 시간에 따라 알려진 패턴을 따라 변화한다. 후술하겠으나, 신호가 강하고 예측 가능하기에 가장 많이 연구되었고 중력파 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파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리즈 또한 밀집 쌍성 병합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2. 연속 중력파 (Continuous Wave): 자전하는 비대칭 중성자별처럼 오랜 시간 동안 거의 일정한 주파수로 방출되는 신호를 말한다.
  3. 폭발적 중력파 (Burst): 초신성 폭발과 같이 짧고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발생하는 신호이다.
  4. 확률적 배경 중력파 (Stochastic GW Background): 무수히 많은 개별 사건들이 겹쳐 만들어내는, 혹은 우주 초기부터 존재해온 배경 잡음과 같은 신호.

지금까지 실제로 검출에 성공한 것은 첫 번째 범주인 밀집 쌍성 병합뿐이다. 나머지 세 종류는 아직 직접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이론적으로 충분히 예측되며 현재 여러 검출기들이 이들을 찾기 위해 관측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쌍성계의 병합 (Compact Binary Coalescence)

지금까지 검출된 모든 중력파 신호는 이 범주에 속한다. 블랙홀-블랙홀(BBH), 중성자별-중성자별(BNS), 그리고 중성자별-블랙홀(NS-BH) 쌍성계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밀집성이 서로의 주위를 공전하면, 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중극자 모멘트가 계속 변화하며 중력파를 방출한다. 그런데 중력파를 방출한다는 것은 계가 에너지를 잃는다는 뜻이다. 에너지를 잃은 두 천체는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궤도 반지름이 줄어들수록 공전 주기는 더 짧아진다. 공전 주기가 짧아지면 중력파의 주파수는 더 높아지고, 주파수가 높아지면 다시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어 두 천체는 점점 더 빠르게 가까워진다. 이 과정을 인스파이럴(inspiral)이라 부른다.

이 과정에서 중력파의 진폭과 주파수가 함께 증가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새가 지저귀는 소리(chirp)의 음파형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러한 신호를 처프 신호(chirp signal)라 부른다. 2015년 검출된 GW150914의 파형을 비롯한 지금까지 검출된 모든 중력파 신호는 이런 모습이었다.

CBC 중력파형 (Insprial) (Image: LIGO)

인스파이럴 단계에서 주파수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는 리딩 오더(leading order)에서 다음과 같이 근사된다.

$$\frac{df}{dt} = \frac{96}{5}\pi^{8/3}\left(\frac{G\mathcal{M}}{c^3}\right)^{5/3} f^{11/3}$$

이 식을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눈여겨볼 점은, 이 식이 오직 하나의 질량 조합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를 처프 질량(chirp mass, $\mathcal{M}$)이라 부르며, 두 천체의 질량 $m_1$, $m_2$로부터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athcal{M} = \frac{(m_1 m_2)^{3/5}}{(m_1+m_2)^{1/5}}$$

이처럼 인스파이럴 단계의 파형은 이론적으로 잘 알려진 형태를 따르기 때문에, 실제 관측된 신호를 이 알려진 파형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두 천체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질량의 경우 처프 질량뿐 아니라 두 천체의 질량비를 나타내는 대칭 질량비(symmetric mass ratio) $\eta = m_1 m_2 / (m_1+m_2)^2$까지 함께 활용하면 $m_1$, $m_2$ 각각의 값도 개별적으로 구해낼 수 있다. 이렇게 관측된 신호를 바탕으로 천체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추정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이후 별도의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두 천체가 충분히 가까워지면 더 이상 각각의 천체로 취급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병합(merger) 단계에 들어서고, 병합 이후에는 새롭게 생성된 하나의 천체가 일그러진 형태에서 안정된 형태로 진동하며 가라앉는 링다운(ringdown) 단계를 거친다. 이 세 단계, 즉 인스파이럴-머저-링다운(inspiral-merger-ringdown)을 합쳐 하나의 파형이 완성된다.

BBH, BNS, NS-BH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공통된 물리를 따르지만 세부적인 차이가 있다. 중성자별은 블랙홀과 달리 유한한 크기와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병합 직전 서로의 조석력에 의해 변형되는 조석 변형(tidal deformation) 효과를 고려해야 하는 등 고려할 사항이 좀 더 많다. 이 효과를 분석하면 중성자별 내부의 상태 방정식(equation of state), 즉 초고밀도 물질이 어떤 성질을 갖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얻어낼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검출된 BNS 병합 사건 GW170817은 중력파와 함께 감마선 폭발, 킬로노바 등 전자기파 신호까지 함께 관측되며 중성자별 병합 연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중력파 파형에 관해서는 추후에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연속 중력파 (Continuous Wave)

빠르게 자전하는 중성자별을 떠올려보자. 만약 이 별이 완벽하게 구대칭이라면, 자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더라도 사중극자 모멘트에는 변화가 없어 중력파를 방출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중성자별은 완벽한 구가 아닐 수 있다. 강한 자기장이나 내부 구조의 불균일성으로 인해 표면에 아주 미세한 언덕(mountain)과 같은 비대칭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 높이는 실제로 수 밀리미터에서 수 센티미터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비대칭을 가진 채로 빠르게 자전하는 중성자별은 거의 일정한 주파수의 중력파를 지속적으로 방출한다. 이를 연속 중력파라 부른다. 앞서 살펴본 쌍성계 병합 신호가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변화하는 것과 달리, 연속 중력파는 긴 시간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관측되는 신호이다. 따라서, 이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데이터를 누적하며 미세한 신호를 찾아내야 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다만, CBC에 비해서 연속 중력파는 신호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이는 여전히 검출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Continuous GW의 파형 (Image: LIGO)

만약 연속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중성자별 표면의 비대칭 정도, 나아가 중성자별 내부 물질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조석 변형을 통해 중성자별의 상태 방정식을 알아내는 것과는 또 다른, 독립적인 접근 방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폭발적 중력파 (Burst)

초신성 폭발, 특히 무거운 별이 중력붕괴를 일으키며 폭발하는 중력붕괴 초신성(core-collapse supernova)은 오랫동안 중력파원의 유력한 후보로 여겨져 왔다. 별의 중심핵이 급격히 수축하며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붕괴하는 이 과정은 극도로 격렬하고 비대칭적인 유체 운동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신호는 쌍성계 병합처럼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파형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붕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류, 회전, 충격파 반동(shock revival), 그리고 SASI(standing accretion shock instability)와 같은 복잡한 유체역학적 불안정성이 중력파 파형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신호가 사건마다 크게 달라지며 이론적으로 정밀한 파형 템플릿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이러한 신호는 특정 파형과 대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배경 잡음과 구별되는 짧고 강한 신호 자체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탐색한다. 이런 이유로 '버스트(burst)'라는 이름이 붙었다.

Burst GW 파형 (Image: LIGO)

문제는 세기다. 초신성 폭발이 만들어내는 중력파는 쌍성계 병합에 비해 훨씬 약하기 때문에, 우리 은하 혹은 그 인근에서 초신성이 발생하지 않는 한 현재 검출기의 감도로는 포착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우리 은하 내에서 초신성이 발생한다면, 중력파는 빛이나 중성미자와 함께 별의 중심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접적인 정보원이 될 것이다. 전자기파는 별의 외곽층에 가로막혀 중심핵의 붕괴 과정을 직접 보여주지 못하지만, 중력파는 그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역학을 그대로 담아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확률적 배경 중력파 (Stochastic GW Background)

마지막으로, 개별 사건으로 분리해낼 수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은 신호가 겹쳐 만들어내는 배경 잡음과 같은 중력파도 존재한다. 이를 확률적 배경 중력파라 부르며, 크게 두 가지 기원으로 나뉜다.

첫째는 천체물리학적 기원이다. 우주는 광활하고 정말 많은 천체들이 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검출기의 감도 한계 아래에서 무수히 많은 쌍성계들이 병합하고 있으며, 이들이 만들어내는 신호가 서로 겹쳐 하나의 배경 잡음처럼 관측될 수 있다.

둘째는 우주론적 기원이다. 만약 우주가 탄생한 직후, 급팽창(inflation)과 같은 극초기 우주의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그 흔적이 중력파의 형태로 지금까지 우주 전역에 남아있을 수 있다. 이러한 원시 중력파(primordial gravitational wave)를 검출할 수 있다면, 이는 우주 탄생 직후의 순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접적인 창이 될 것이다. 전자기파를 이용한 관측은 우주가 충분히 식어 투명해진 이후, 즉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 CMB)가 방출된 시점 이전의 정보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중력파 배경 신호의 세기는 매우 약하다. 또한, 특정한 파형을 가지지 않기에 지상 검출기에서는 이 것이 중력파 배경인지, 기기적 노이즈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따라서, 중력파 배경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지상 검출기가 아닌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배경 중력파의 증거가 발견되었다. 펄서 타이밍 배열(Pulsar Timing Array, PTA)이라 불리는 이 방법은 은하 전역에 흩어진 수십 개의 밀리초 펄서들이 내보내는 매우 규칙적인 전파 신호의 도달 시각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한다. 만약 이 펄서들과 지구 사이의 시공간을 나노헤르츠(nHz) 수준의 극히 낮은 주파수를 가진 배경 중력파가 지나간다면, 여러 펄서들의 신호 도달 시각에 특정한 상관관계를 갖는 미세한 오차가 발생한다. 2023년 NANOGrav를 비롯한 여러 협력단이 이러한 상관관계의 증거를 발표했으며, 이는 초대질량 블랙홀 쌍성계들이 만들어내는 배경 중력파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앞서 살펴본 지상 검출기의 관측 주파수 대역(수십에서 수천 헤르츠)과는 완전히 다른, 훨씬 낮은 주파수 영역에서 중력파를 탐색하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Stochastic GW background 파형의 모습 (Image: LIGO)

결론

중력파원은 그 파형의 특징에 따라 쌍성계의 병합, 연속 중력파, 폭발적 중력파, 확률적 배경 중력파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우리가 실제로 검출에 성공한 것은 블랙홀과 중성자별 쌍성계의 병합뿐이지만, 나머지 세 종류의 신호 역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주에 대한 고유한 정보를 담고 있다. 중성자별 표면의 미세한 비대칭에서부터 별의 중심핵이 붕괴하는 순간, 나아가 우주가 태어난 직후의 흔적까지, 중력파는 전자기파로는 결코 들여다볼 수 없었던 우주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천체가 만들어내는 중력파는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시공간을 흔들까? 사실 중력파는 전자기파와 마찬가지로 편광(polarization)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예측하는 중력파의 편광 형태는 우리가 익숙한 빛의 편광과는 사뭇 다르다. 다음 글에서는 중력파가 어떤 방식으로 편광되어 나타나는지, 그리고 이러한 미세한 시공간의 떨림을 실제로 어떻게 검출해내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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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ott, B. P., et al. (LIGO Scientific Collaboration and Virgo Collaboration). (2017). GW170817: Observation of gravitational waves from a binary neutron star inspiral. Physical Review Letters, 119(16), Article 161101. https://doi.org/10.1103/PhysRevLett.119.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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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C. D. (2009). The gravitational-wave signature of core-collapse supernovae. Classical and Quantum Gravity, 26(6), Article 063001. https://doi.org/10.1088/0264-9381/26/6/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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