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The Solar System - 4.2. Mars - Part 2
Part 1에서는 화성의 운동, 지질시대와 진화, 위성, 기후, 표면과 내부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다, Part 2에서는 이어서 자기장에 대해 알아보고 이러한 환경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인류가 화성을 어떻게 탐사하였으며 어떻게 화성으로 진출할 것인지 알아보겠다.
자기장과 대기 손실
오늘날 화성에는 지구처럼 행성 전체를 감싸는 전역 자기장이 없다. 그러나 NASA는 화성 남반구 지각 일부가 강하게 자화되어 있으며, 이것이 약 40억 년 전 자기장의 흔적이라고 설명한다. 즉 화성은 과거에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다이나모(dynamo) 원리를 통해 자기장을 가졌지만, 지금은 그 전역 자기장이 사라진 상태다.
이 자기장 소실은 대기 진화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전역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이 상층 대기와 더 직접적으로 부딪힐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대기 손실이 가속화된다. 최근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연구는 MAVEN과 톈원-1(Tianwen-1)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화성의 이온 탈출이 단순히 일정한 환경 변수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예상보다 복잡한 시공간적 변동성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태양풍의 고에너지 입자가 상층 대기를 때려 입자를 우주로 튕겨내는 스퍼터링(sputtering)과 이온 이탈(ion pick-up) 메커니즘이 지속되면서, 대기와 물이 대량으로 유실되어 온 것이다. 이는 화성의 대기 손실이 단일한 메커니즘이 아니라, 태양풍과 행성 주변 플라즈마 환경이 복잡하게 얽힌 과정임을 시사한다.
이런 사실은 화성의 과거 기후와 현재 상태를 잇는 핵심 단서가 된다. 화성은 한때 강과 호수, 홍수가 존재했던 행성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대기와 수권이 점차 약화됐다. 최근 연구는 '사라진 탄산염 저장고'가 화성이 왜 표면 거주 가능성을 잃었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퍼즐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결국 화성의 기후 변화는 단순한 냉각 과정이 아니라, 대기와 광물, 물 순환이 동시에 재편되는 장기적 진화의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생명 가능성
화성에서 현재 활발히 살아가는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생명 탐사의 초점을 오늘날의 생명체보다 과거 생명의 흔적(biosignatures)을 찾는 것에 두고 있다. 다만 지하에는 더 완만한 환경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극한 환경 미생물과 유사한 생명체가 그 아래에서 생존할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화성 탐사는 "생명체가 있었는가"와 "생명체가 지금도 있는가"를 동시에 묻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Curiosity는 화성이 과거 미생물 생명에 적합한 환경이었는지를 조사하고, Perseverance는 고대 호수와 삼각주 환경에서 생명 흔적이 보존됐을 가능성이 높은 암석을 채취하고 있다. 최근 NASA는 Perseverance가 수집한 25번째 샘플인 'Sapphire Canyon'을 소개하며, 이 샘플이 화성 고대 미생물의 가능성에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화성 탐사
화성 탐사의 과거와 현재
화성은 오랫동안 관측 대상이었지만, 현대적 이해는 우주탐사선 덕분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화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많이 탐사된 천체 가운데 하나이며, 현재까지로는 로버가 직접 지표를 누빈 유일한 행성이다.
다만, 화성 탐사의 역사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1960년부터 1996년 사이 시도된 26차례의 화성 탐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발사 실패나 통신 두절로 끝났는데, 특히 1960년대 구 소련이 시도한 8차례의 탐사선 가운데 화성에 무사히 도달한 것은 단 한 기도 없었다. 1965년 마리너 4호(Mariner 4)는 화성 근접비행에 성공하며 처음으로 흑백 사진 22장을 지구로 전송했는데, 이는 거듭된 실패 속에서 거둔 최초의 성공이며 앞으로 이어질 수많은 화성 탐사들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후 1971년 마리너 9호는 다른 행성을 도는 최초의 궤도선이 되어 화성 전역의 지도를 작성했으며, 1976년 바이킹 1호와 2호는 최초로 화성 표면에 안착해 생명체 탐색 실험을 수행한 착륙선으로 기록됐다.
Mars Odyssey는 화성 표면 원소와 광물에 대한 최초의 전지구 지도를 만들었고, Mars Reconnaissance Orbiter는 물이 오래도록 지속됐는지를 찾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Curiosity와 Perseverance는 각각 거주 가능성 평가와 고대 생명 흔적 탐색이라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ESA의 Mars Express도 빼놓을 수 없다. ESA에 따르면 이 탐사선은 2004년부터 과학 관측을 시작해 화성 전체의 물의 역사, 지하 얼음의 존재, 대기 중 물과 오존의 변화, 먼지의 부유와 분포, 그리고 포보스의 정밀 관측에 크게 기여해왔다. 또한, Mars Express는 NASA 로버와의 중계 통신 역할도 함께 수행하며, 국제 협력의 중심 임무로 기능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서는 화성 탐사가 본래 미국 중심에서 여러 국가들이 뛰어들어 다국적 탐사의 양상으로 확장됐다. 인도는 2014년 망갈리안(Mangalyaan, Mars Orbiter Mission)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키며 첫 시도 만에 화성 도달에 성공한 최초의 국가가 됐고, 2021년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첫 행성 간 탐사선인 호프(Hope) 궤도선과 중국의 톈원-1(Tianwen-1)이 잇따라 화성에 도착했다. 특히 톈원-1은 궤도 진입과 착륙, 로버 운용을 단일 임무로 한 번에 해낸 보기 드문 사례로, 함께 보낸 주룽(Zhurong) 로버를 통해 미국 외 국가로는 최초로 화성 표면에서 로버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미래의 화성 탐사
화성의 미래 탐사는 크게 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샘플 귀환이다. NASA는 Mars Sample Return을 '가장 야심찬 다중 임무 캠페인'으로 설명하며, Perseverance가 수집한 화성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힌다. NASA는 2025년 Mars Report에서 과학적으로 선별된 샘플을 지구로 돌려보내기 위한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며, 계획을 확정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샘플 귀환이 성공한다면 화성의 광물학, 동위원소 지구화학, 미세 구조, 생명 흔적 보존 여부를 지상 실험실 수준에서 직접 분석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화성 주변 환경과 대기 손실을 더 정밀하게 이해하는 임무다. NASA는 ESCAPADE 임무가 화성과 태양풍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연구해 기후 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임무는 화성의 현재 대기와 전리권, 그리고 장기적 대기 손실을 잇는 중요한 관측 자료를 제공할 전망이다.
셋째는 화성의 위성과 행성계 전체를 함께 들여다보는 탐사다. 앞서 살펴본 JAXA의 MMX 임무가 그 핵심으로, 포보스 샘플 귀환과 두 위성의 정밀 관측을 통해 화성계의 형성과 진화를 밝히는 세계 최초의 시도다. JAXA는 MMX가 2026 회계연도 발사를 목표로 하며, 2027년 화성권에 도달한 뒤 2031년경 귀환 캡슐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 임무는 화성 자체뿐 아니라 그 위성들의 기원을 통해 태양계 형성의 미해결 문제를 푸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인 탐사와 테라포밍 가능성
화성은 장기적으로 인간 탐사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자주 거론된다. NASA는 로봇 탐사선을 '미래의 우주비행사를 위한 길잡이'라고 표현하며, 현재의 로봇 임무가 결국 유인 탐사의 기반이 된다고 설명한다.
화성이 금성이나 수성같이 불지옥 같이 뜨거운 행성들이나 발을 디딜 수 조차 없는 거대 가스 행성들에 비해 유인 탐사에 유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화성이 환경이 좋다기 보다는 다른 곳이 말도 안 되는 난이도를 자랑하는거 같긴 하다.) 다만, 화성에서도 인간이 실제로 오래 머무르려면 낮은 압력, 낮은 온도, 먼지, 방사선, 그리고 물과 산소 자원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지금의 화성은 인간이 바로 살 수 있는 행성이 아니라, 철저한 폐쇄형 생명유지 시스템(ECLSS)이 필요한 환경이다.
실제 유인 탐사 계획은 여러 주체에 의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SpaceX는 완전 재사용이 가능한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을 화성행 핵심 운송 수단으로 개발해왔다. (스타십은 우주 탐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들어봤을 이름일 것이다. 말 그대로 '미친 발사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자랑한다.) 지구 궤도에서 여러 대의 탱커 스타십이 연료를 옮겨 싣는 궤도상 재급유 기술을 검증한 뒤, 무인 스타십을 화성으로 보내 착륙 능력을 시험하고, 이후 유인 비행으로 이어간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다만 이 계획은 일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일론 머스크는 애초 2026년 무인 발사를 공언했지만, 2026년 2월 SpaceX는 달 기지 구축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화성 계획을 5~7년가량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다수의 우주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로는 2030년대 초중반에야 첫 무인 착륙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유인 임무는 2030년대 중후반, 영구 전초기지는 2040년대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NASA 역시 독자적인 유인 화성 탐사 구상(Design Reference Architecture)을 오랫동안 발전시켜 왔는데, 이는 화성 직행보다는 달 궤도와 표면에서 핵심 기술—장기 생명유지, 방사선 차폐, 현지자원활용(ISRU)—을 먼저 검증한 뒤 화성으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에 가깝다. 실제로 Perseverance에 탑재된 MOXIE 장치는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에서 소량의 산소를 합성하는 데 성공한 바 있는데, 이는 미래 우주비행사가 지구에서 산소를 모두 싣고 가지 않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다. 결국 유인 화성 탐사는 일정 면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재사용 발사체와 궤도 재급유, 현지자원활용 기술을 중심으로 조금씩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테라포밍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매우 장기적이고 가설적인 아이디어다. 테라포밍(terraforming)은 지구를 뜻하는 '테라(terra)'와 '만들다(forming)'가 합쳐진 말로, 말 그대로 화성의 환경을 지구처럼 바꾸는 작업을 가리킨다. 2025년 Nature Communications Biology의 리뷰는 화성 테라포밍이 전례 없는 도전이며, 초기 식민화와 물질 동원, 대기 공학에 극한생물 미생물이 잠재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정리한다. 같은 논문은 화성 대기의 약 95%가 이산화탄소이지만 질소는 약 2.8%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질소가 DNA와 RNA, 단백질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즉 화성에는 탄소 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반면, 생명체 구성에 핵심적인 질소 자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이 필요할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대기를 두껍게 만들고 기온을 높이는 일이다. 극관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기화시켜 대기로 되돌리는 방안이 대표적인데, 거대한 궤도 거울로 극관을 직접 가열하거나 핵에너지로 녹이는 방법이 제안돼 왔다. 여기에 더해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내는 불화 화합물(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을 대기에 주입해 온난화를 가속하고 유지하는 방안도 활발히 논의된다. 다만 이 작업의 규모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한 추정에 따르면 남극 이산화탄소 빙하를 승화시키려면 약 3,900만 톤의 불화 화합물을 투입해야 하고, 이후로도 광분해로 소실되는 양을 보충하기 위해 매년 수십만 톤씩 계속 생산해 공급해야 한다. 화성에서 채굴 가능한 불소 광물을 활용해 현지에서 이 가스를 생산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를 위한 산업 기반시설을 화성에 구축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거대한 과제다.
대기를 두껍게 만든 다음에는 호흡 가능한 산소 농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는 광합성 미생물이나 식물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하는 생물학적 접근이 핵심 도구로 거론된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화성에는 생명에 필수적인 질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토성의 위성 타이탄처럼 질소나 암모니아가 풍부한 천체에서 물질을 가져와 보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이처럼 필요한 작업들을 단계별로 나열하면, 대기 가열과 두께 증가에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산소 농도를 인간이 호흡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그보다 더 긴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릴 것이라는 추정이 일반적이다. 즉 한 사람의 생애는커녕 여러 세대에 걸쳐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라는 뜻이다.
테라포밍의 가장 큰 난점은 여전히 행성 규모의 물리적 조건이다. 화성에는 전역 자기장이 없고 대기압도 매우 낮기 때문에, 단순히 온실가스를 조금 추가하는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근 연구들은 인공 자기권 같은 개념을 실험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아직 기초 연구 단계에 가깝다. 따라서 현재의 과학적 합의에 가까운 판단은 "화성 테라포밍은 장기적 개념으로 논의될 수는 있지만, 현실적인 공학 계획으로 보기에는 아직 너무 많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쪽이다.
결론
화성은 크기만 보면 지구보다 작고 차가운 행성이지만, 실제로는 지구형 행성 진화의 핵심 질문들을 가장 풍부하게 품고 있는 천체 중 하나다. 지구와 닮은 자전 조건, 기원이 여전히 논쟁 중인 두 개의 작은 위성, 거대한 협곡과 화산, 과거 강과 호수의 흔적, 분화된 내부 구조, 그리고 사라진 전역 자기장까지—이 모든 것이 화성이 단순한 사막 행성이 아님을 보여준다. NASA와 ESA의 탐사 결과는 화성이 한때 지금보다 따뜻하고 습했으며 더 두꺼운 대기를 가졌을 가능성을 계속해서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 샘플 귀환 임무, 장기 궤도 관측, 내부 구조 연구, 대기 손실 연구, 그리고 포보스 위성 샘플 귀환까지 이어진다면, 화성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 훨씬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화성 연구는 한 행성의 특징을 정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지구형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물을 유지하고, 기후를 잃고, 생명 가능성을 갖게 되는지를 묻는 더 큰 과학적 질문으로 이어지는 여정인 셈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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